영화 '몽타주'의 한 장면/사진=NEW
'그놈 목소리' '세븐 데이즈' '내가 살인범이다' 등 이 영화와 비슷한 성격의 작품은 이전부터 많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몽타주를 통해 관객들이 함께 범인을 추격하는 장치를 더해 스릴러물의 긴장감을 더욱 극대화했다.
몽타주는 범인 검거를 위해 범죄 현장을 본 목격자 진술에 의존해 범인의 얼굴을 그린 그림이다. 초동수사의 기본수단으로 지금도 사건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몽타주 작성을 위한 목격자 진술은 사건 직후 빠른 시간 내에 진행하는 것이 좋다. 이 때문에 지난 2005년부터는 영상처리와 그래픽 기술을 결합한 몽타주 작성프로그램을 노트북에 장착해 현장에서 바로 그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기술이 발전했다고 해서 몽타주의 정확성을 담보하는 건 아니다. 피해자의 경우 해당 사건으로 인한 공포와 충격, 불안심리 등 극도로 민감한 심리상태에 빠져 기억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진술을 꺼려할 수도 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피해자나 목격자의 뚜렷한 기억만 있다면 쉽게 범인을 잡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되레 수사에 혼선을 초래할 수도 있다. 더군다나 증거재판주의가 강화되고, 인권수사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늘면서 몽타주를 통한 수사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때문에 몽타주 의존도는 줄고 있는 반면, 방범용CC(폐쇄회로)TV나 자동차 블랙박스를 이용한 수사가 첨단화되어가는 추세다.
CCTV의 경우 스포츠선수의 움직임이나 활동량을 체크하는 기술을 첨단범죄수사에 적용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영국의 하이든 켈리 박사는 지난달 27일 대구경찰서에서 열린 '과학수사 국제학술세미나'를 통해 CCTV에 찍힌 범인의 걸음걸이로 건강상태나 나이, 몸무게 등을 분석하는 '걸음걸이 분석기법'을 소개해 눈길을 끈 바 있다.
블랙박스 영상은 사건의 결정적 단서 역할을 하나 과학수사계에선 블랙박스가 영상보다 음성 및 음향 정보를 통한 정보 감정 기술 수준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를 제공했다고 평가한다.
차량의 전후만 촬영이 가능한 블랙박스는 영상증거를 확보하는데 그 한계가 따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저장된 음성 및 음향 정보는 정밀음향분석을 통해 범인의 목소리나, 현장 상황을 재구성하는 결정적 단서를 제공해 정보 감정에 용이한 측면이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는 "블랙박스나 스마트폰처럼 요즘 판매하는 디지털제품은 기본적으로 녹음기능을 갖추고 있어 음성이나 음향을 통한 감정 수사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과학수사엔 90분 만에 DNA 분석결과를 제공하는 이동식 DNA 감정기나 항공촬영이 가능한 초소형 비행물체 '헬리캠' 등 최첨단 장비가 동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