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SW '나모 웹에디터'의 귀환 '전자책'은 어때요?

머니투데이 배소진 기자 2013.06.04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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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프론티어]<22>김상배 나모인터랙티브 대표, "500억짜리 회사로 인정받고 싶다"

편집자주 지난해 우리 IT업계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경험했다. 특히 국경없는 스마트 모바일 혁명이 던진 충격은 컸다. 하지만 IT업계는 빠른 시일내에 위기를 극복하며 모바일 강국으로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그동안 ICT(정보통신기술) 각 분야에서 다양한 신기술과 혁신적 서비스를 내놓으며 묵묵히 시장개척에 나섰던 IT프론티어들의 뒷받침이 크다. 본지는 SW(소프트웨어), HW(하드웨어), NW(네트워크), 콘텐츠 등 IT산업 각 영역의 최전선에서 맹활약하며 ICT 강국의 밑거름을 다지고 있는 IT프론티어들을 발굴해 소개한다.

국민SW '나모 웹에디터'의 귀환 '전자책'은 어때요?


"사이버 공간에 집 한 채씩 마련하셨어요?"

1990년대 후반, 나모 웹에디터는 전 국민에게 '나만의 홈페이지 갖기'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개인용 홈페이지 제작 SW(소프트웨어)시장에서 80% 가까이 되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나모 웹에디터를 모르면 말 그대로 '원시인' 소리를 듣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인터넷 환경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포털 사이트에서 블로그와 카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용 홈페이지 제작은 공짜 아파트를 놔두고 굳이 힘들여 개인주택을 짓는 것처럼 번거로운 일이 되고 말았던 셈이다.



시장의 급격한 축소와 함께 개발사 나모인터랙티브는 경영권 분쟁까지 겪다 2003년 여행전문업체인 세중여행에 인수됐다.

김상배 대표는 이런 혼란 속에서 나모인터랙티브를 만났다. 우연한 기회에 추천을 받아 나모인터랙티브의 CTO(최고기술책임자)로 영입됐던 것. 그리고 몇 달만에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5년 동안 전문경영인으로 회사를 이끌었다.



김 대표는 "입사 전부터 '만일 누가 나모인터랙티브를 코스닥 우회상장 통로로 이용하고 버리려 하면 이 회사는 꼭 내가 인수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나모 웹 에디터로 대변되는 회사의 잠재력을 내다봤던 것이다.

기회는 운명처럼 찾아왔다. SW분야가 계속 적자를 면치 못하자 세중여행이 다시 나모인터랙티브 매각하기로 한 것.

김상배 나모인터랙티브 대표/사진=나모인터랙티브김상배 나모인터랙티브 대표/사진=나모인터랙티브
결국 김 대표는 회사를 인수하기로 결심하고 2007년 말 65명의 직원들과 함께 자본금 5000만원을 들고 나왔다. 우여곡절을 거친 탓에 그는 지난 2일로 딱 만 10년째가 된 나모인터랙티브와의 인연을 '우연과 필연의 조합'이라고 설명한다.


세중여행에서 독립한 후 2~3년 나모인터랙티브는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기억에서도 희미해져 가는 나모웹에디터 하나를 믿고 선뜻 투자를 해 준다는 외부기관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은행에서 빌린 돈으로 고군분투해 만든 제품이 바로 최근 출시한 기업용 웹저작도구인 '웹트리'와 전자책 솔루션 '펍트리'다.

웹트리는 차세대 웹표준 규약인 HTML5기반으로 웹사이트 구축과 운영, 콘텐츠 생산과 관리 등 전 과정을 별도의 전문지식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기업용 웹사이트 저작도구다. 나모 웹에디터를 기업용으로 발전시켰다.

또 펍트리는 국내 최초로 전자책 국제표준' 이펍(ePUB)3' 기반으로 제작돼, 누구나 전자책 콘텐츠를 만들어 유통시킬 수 있도록 해준다.

90년대 나모 웹에디터가 전 국민에게 개인용 홈페이지를 갖게 했다면 이제는 웹트리를 통해 국내 모든 회사가 웹사이트를, 또 펍트리를 통해 전 국민이 전자책 1권씩은 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그는 "기업용 웹 에디터와 웹사이트구축 솔루션, 전자책 솔루션 등의 사업부를 나눠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할 생각"이라며 "국내 시장에 솔루션이 안착하면 다시 세계시장 수출도 노려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처럼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R&D에 상당한 비용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도 김 대표는 외부투자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 회사는 500억원 가치의 회사인데, 고작 100억원 인정해서 10억원 투자하고 지분 10%나 달라고 하면 얼마나 아까워요? 차라리 그 시간에 제품 더 열심히 만들어서 시장에서 평가받을 겁니다." '국민 패키지SW' 나모웹에디터의 저력을 믿는 김 대표의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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