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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나라의 R&D 시스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을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국가 전체 R&D 투자 규모는 40조원을 웃돈다. 정부 예산만도 16조244억원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의 경우 3.74%(2010년 기준)로 이스라엘(4.28%), 핀란드(3.98%)에 이어 세계 3위다. 기술강국 일본(3.33%)보다 오히려 높은 수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술무역수지는 2010년 기준 0.32로 기술도입액이 수출액보다 3배 가까이 많다. 2001년 20억2400만 달러 규모였던 적자폭이 해마다 늘어 2010년 68억89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59억달러로 감소했으나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최하위다.
실제 우리나라의 국제 공동 R&D 비중은 전체 R&D 투자액의 3%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부 예산만 놓고 보면 그 비중은 1% 미만으로 더 떨어진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스웨덴 패러독스'마저 우려하고 있다. 2007년 스웨덴의 GDP 대비 R&D 투자 규모는 3.63%로 당시 유럽 평균보다 두 배나 많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양적 R&D 투자가 실제 기술발전에 미친 영향은 사실상 전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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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을 기준으로 1999년 세계 73위였던 볼보는 2009년 177위로, 87위였던 에릭슨은 285위로 떨어졌다. 닫힌 R&D에 치중하면서 첨단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고 시대가 필요로 하는 부문에 제대로 R&D투자를 하지 못한 결과이다.
김용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은 "R&D의 특성상 우리끼리 아무리 열심히 해봤자 결국은 '동네축구' 수준 밖에 될 수 없기 때문에 세계 최고가 되려면 세계적 수준의 플레이어들과 함께 팀플레이를 해야 한다"며 "유레카 프로그램 등 국제 공동연구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