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남도풍 요리와 참숯직화 흑돼지구이로 차별화 노려..'셰프와 흑돼지 미담'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3.05.27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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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남도풍 요리와 참숯직화 흑돼지구이로 차별화 노려..'셰프와 흑돼지 미담'


‘고기가 맛있는 고깃집’에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할 필요가 반드시 있다. 웬만한 고깃집에서 이제는 품질 좋은 원육을 공급받는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고기 하나로만 차별화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의 '셰프와 흑돼지 미담'은 오픈 초창기부터 ‘요리가 있는 고깃집’의 콘셉트를 지향했다.



전라도식 맛깔난 음식을 전문으로 메뉴 컨설팅을 하고 있는 남도요리전문가의 손맛을 빌려 다양한 남도풍 요리 레시피를 개발했다. 이는 점심매출의 밸런스를 맞춰주고 특색 있는 고깃집으로 포지셔닝하는데 성공적인 발판이 됐다.

◇ 콘셉트 전환과 참숯직화방식 도입 후 매출 30% 이상 올라
처음엔 ‘미담불고기’로 시작했다. ‘맛 미’, ‘이야기 담’ 자를 써서 맛있는 이야기가 있는 공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것.



그러나 상호와 다르게 메인메뉴는 듀록삼겹살이었다. 듀록은 명품암퇘지종으로 적당한 기름기와 고소한 육즙이 풍부하고 쫄깃하게 씹히는 육질도 수준급인 품종이었다.

전라도 요리를 구성한 것도 오픈 초창기 때부터다. 아무리 좋은 품종의 돼지고기를 제공하더라도 외적인 요소에서도 차별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업주의 판단이었다.

전라도요리전문가이자 메뉴 컨설턴트인 '전라도음식문화원'의 박중현 원장의 손맛과 기본 레시피를 통해 다양한 남도풍 메뉴를 제공했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반응은 좋은 편이었다. 우선 고급 돼지 품종인 듀록을 1인분 99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대로 책정해 주 방문층인 직장인 고객의 부담을 줄였다.

문제는 불판이었다. 듀록은 일반 돼지보다 기름기가 많은데다 막힌 불판에 굽다 보니 기름을 흡수할 만한 공간이 없었던 것. 심지어 불판에 열이 오르면 오를수록 기름기가 사방으로 튀어 돼지고기구이가 아닌 돼지고기 ‘튀김’을 먹는 격이 돼버렸다.

업주는 과감하게 원육과 불판을 바꿨다. 듀록 대신 지리산 흑돼지 목살과 삼겹살을 공급받기로 했다. 고소한 풍미와 쫄깃한 육질을 지니고 있으면서 듀록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름기가 적다는 점이 강점이었다.

지리산 흑돼지만 20년 넘게 유통해온 흑돼지전문 유통업자에게 고기를 납품받았다. 또한 천연재료로 만든 양념돼지갈비 메뉴도 추가했다. 주로 목살 부위를 양념해 내는 기존의 돼지갈비가 아닌, 진짜 갈비 부위를 일일이 작업해 양념한 ‘진짜’ 돼지갈비를 제공했다.

불판은 기존의 막힌 불판 대신 참숯직화방식을 선택했다. 테이블 당 참숯화로를 설치하고 실실이 석쇠(실처럼 가느다란 불판으로 고기가 잘 타지 않고 눌러 붙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를 구입하는데 적잖은 비용이 들었다.

업주의 과감한 선택은 단골을 만드는 데 적중했다. 우선 구로디지털단지역 부근의 먹거리 상권에서 지리산흑돼지고기를 참숯불에 생생하게 구워먹는 고깃집으로서는 최초였다. 중요한 건 돼지고기 맛이 일반 막힌 불판에 구웠을 때보다 참숯화로에 직화 방식으로 구웠을 때 불맛과 불향이 적절히 배어 맛이 훨씬 좋았다.

상호도 ‘미담불고기’에서 ‘셰프와 흑돼지 미담’으로 교체했다. 전라도요리전문가의 손맛과 메인메뉴인 지리산 흑돼지구이, 그리고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던 ‘미담’ 세 가지 의미를 골고루 담아낸 상징적인 상호였다.

평균 매출이 월 1000만원 이상 늘었다. 현재 월 6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키워드는 품질 좋은 원육과 고기 맛을 배가시킬 수 있는 제대로 된 불판, 그리고 식사매출 밸런스를 맞춰줄 수 있는 다양한 요리다.

◇ 다양한 남도풍 요리, 서울식 입맛에 맞게 대중화
'셰프와 흑돼지 미담'의 두 번째 강점은 술안주로 주문하기에 탁월한 다양한 요리가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냉동식품으로 쉽고 간편하게 만들어 내는 허접한 메뉴가 아닌, 남도요리전문가가 직접 만든 남도풍 요리들이다.

세발낙지를 젓가락에 돌돌 말아 숯불에 구운 ‘담백무안낙지호롱구이(8개, 2만2000원)’와 짭짤한 간장 베이스 양념에 버무려 참숯불에 구운 ‘담양소떡갈비(1민5000원)’, 흑돼지고기와 남도식 홍어김치, 홍어를 곁들여 먹는 삼합(3만3000원), 여수돌게로 만든 돌게장(6마리 1만5000원)과 완도 전복장(8마리 2만원) 등 전라도 지역에서나 맛볼 수 있는 제대로 된 요리들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한다.

메뉴명에서부터 ‘생소하다’고 느끼는 고객도 있다. 서울 토박이나 전라도 음식을 잘 모르는 이들에겐 충분히 낯선 음식들이다. 그러나 삼삼오오 방문했을 시 흑돼지구이와 함께 요리 한두 가지씩은 반드시 주문할 정도로 빠른 시간 안에 판매율을 높였다.

전라도식 요리지만 타 지역 사람들도 무난하게 먹을 수 있도록 간이나 양념 등을 대중화했기 때문이다.

매장 한쪽에는 식재료 공급지역을 표기해놓은 POP광고물을 부착했다. 전라도 각지에서 공급받은 신선한 식재료로 요리를 만들어 제공한다는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함이다.

‘남도음식의 향연, 남도음식의 진수’를 시작으로 전남 벌교 직송 참꼬막, 전남 완도 직송 매생이와 전복, 전남 장수 지리산흑돼지, 전남 해남 묵은지, 전남 나주 홍어김치 등을 나열했다.

◇ 오피스상권 고려한 점심메뉴 보완으로 점심 추가매출 높여
구로디지털단지역 부근의 먹거리 골목은 저녁과 밤 시간대엔 직장인 고객들로 붐빈다. 이집 뿐 아니라 다른 업소도 마찬가지다. 업종은 다르지만 어쨌거나 저녁 한 끼를 해결하면서도 술 한잔 할 수 있는 분위기의 음식점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심엔 약하다. 호프집이나 막걸리전문점, 횟집에서 점심메뉴를 활성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

반면 이곳은 점심 구성을 알차게 했다. 고추장낙지제육볶음(5000원)과 버섯청국장(5000원), 매콤무안낙지비빔밥(6000원), 남도묵은지찌개(6000원), 완도매생이굴떡국(7000원), 갈비낙지정식(6000원) 등 10가지로 구성, 매장의 콘셉트와 특색을 잘 살리면서도 완성도 높은 식사 메뉴를 다양하게 준비해 점심시간에도 매출의 밸런스를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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