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주 87개 종목, 10% 이상 상승… 이유는?

유병철 기자 2013.05.2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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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주 대비 초과성과 기대…당분간 강세 지속 전망

최근 우선주들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정보업체인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국내시장(코스피·코스닥)에 상장된 146개 우선주 가운데 지난 21일 기준으로 10% 이상의 상승률을 보인 종목은 87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대비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종목은 31개 뿐이다.

시장대비로 살펴보면 코스피지수는 같은 기간 동안 0.8% 하락했고 코스닥지수는 15.39% 올랐다. 그러나 우선주 가운데서도 74개의 종목은 그간 강세를 나타낸 코스닥시장을 넘어서는 상승률을 보였다. 대상, CJ, 호텔신라, 고려포리머 우선주는 연초대비 10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동안 국내시장에서 '인기'가 없었고 심지어 보통주와의 가격 괴리도 커 시장을 교란하는 주범으로까지 인식되며 평가절하됐던 우선주들이 최근 들어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리고 우선주들의 강세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우선주가 부각되는 이유

그동안 국내에서 우선주가 주목받지 못했던 이유는 일반적으로 보통주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의결권이 없고 거래량이 적기 때문이다.

해외의 경우 보통주에 비해 우선주에 배당을 1%가량 높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우선주든 보통주든 간에 배당수익률이 타국에 비해 높지 않다. 그러다보니 배당을 그렇게까지 선호하지 않았던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딱히 부각될 만한 요소가 없었던 셈이다.


홍순표 B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2006년 이후 우선주와 보통주 간의 괴리(코스피200기준)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우선주가 보통주에 비해 장기간 비이성적으로 평가절하돼 왔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어째서 그렇게까지 평가절하되던 우선주들에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는 것일까.

정수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우선주의 초과성과가 시장 배당의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현금배당금이 높으면서도 주가는 낮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높은 배당수익률을 보여주는데, 이에 우선주들의 높은 배당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시기에 보통주 대비 초과성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인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배당 우선권이라는 장점도 부각되고 있다.

정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우선주의 보통주 대비 기말 배당수익률은 2004년 이후 약 2%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서 배당을 감안한 누적 투자 총수익(Total Return)은 보통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높게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금융투자업계는 최근의 우선주 열풍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최소한 당분간은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정부의 정책, 즉 경제민주화에 대한 최대 수혜주가 다름 아닌 우선주이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금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견해도 있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책변화에 따른 기업투명성 개선 및 할인요인의 소멸, 그리고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돋보이는 높은 배당수익률을 고려할 때 우선주 밸류에이션은 저점을 확인, 본격적인 리레이팅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년간 상법 개정,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부과 등을 통해 지배주주의 전횡 가능성이 줄어든 데 이어 박근혜 정부가 다중대표소송제, 집중·전자투표제 도입을 통한 소액주주 권익의 제도적 강화 등이 포함된 경제민주화를 4대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다.

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우선주 할인의 근본적 이유는 의결권 가치다. 기업투명성이 높을수록 지배주주의 사적 이익은 축소되는 반면 소액주주의 이익훼손이 감소하기 때문에 주주 간에 누릴 수 있는 기업가치의 차이가 없어져,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의 가치가 빠르게 회복된다는 논리다.

그는 "이러한 의결권 가치 하락은 우선주 재평가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한국 기업들의 투명성이 외국 기업 수준으로 개선될 경우 우선주 주주의 불이익은 현저히 축소돼 우선주의 보통주 대비 괴리율은 해외수준인 20% 이내로 축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더욱이 한국의 기업 투명성은 과거에 비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상황인데, 과거 고점 밸류에이션인 괴리율 20~30% 수준까지 근접할 경우 우선주는 현재 가격 수준에서 약 100%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재홍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이러한 추세(우선주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한국증시가 (해외시장 대비) 상대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고, 특정섹터가 강한 상승 모멘텀을 가지고 있지 못한 데다, 보통주 대비 우선주간 괴리가 과거 경험치에 비해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실제 시총 상위 10개 우선주와 보통주간 괴리율은 54% 수준으로
과거 고점(약 70%)에 미달한다"며 "단기 급등이 부담이라면 보통주와 우선주간 괴리율이 과거 고점에 비해 낮은 우선주를 긍정적으로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떻게 골라야 할까

정수현 애널리스트는 투자 총수익이 보통주 대비 낮은 우선주들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가총액 상위 기준 누적으로 보통주가 우선주대비 수익률이 높은 종목들의 경우 우선주가 같은 기간동안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음을 뜻하며, 이들 종목들의 올해 예상 배당 수익률은 보통주보다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향후 괴리율을 줄이는, 상대적 상승추세(아웃퍼폼)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정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이후 상대적으로 보통주보다 언더퍼폼하고 있는 우선주들인 현대모비스우, SK이노베이션우, LG전자우, LG우, LG생활건강우, 삼성물산우 등은 상대적인 괴리를 줄이기 위한 우선주의 보통주 대비 초과성과가 예상되는 종목이다.

홍순표 애널리스트는 "시장금리(국고채 3년물 수익률)보다 배당수익률이 더 높고, 여전히 보통주와 괴리율이 높은 우선주를 찾아야 한다"며 두산, 금호석유, 코오롱, 하이트진로홀딩스, GS, 코오롱인더, SK이노베이션, 삼양홀딩스, 한화, 한화케미칼, S-Oil, SK, 삼성화재, LG화학, 삼성SDI, SK케미칼, LG, LG하우시스 등을 제시했다.

이들은 코스피200지수 편입종목 가운데 배당수익률이 2.6% 이상으로 지난 21일 종가 기준,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을 상회하는 우선주들이다.

홍 애널리스트는 "이들 종목군들 중에서도 하이트진로홀딩스, 삼양홀딩스, 삼성SDI가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들 종목의 경우 시장금리보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동시에 보통주와 괴리율이 5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우선주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종목들은 5월 중 주가수익률도 20% 미만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단기 과열의 우려도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반면 S-Oil의 경우 시장금리 대비 높은 배당수익률과 5월 중 다른 우선주보다 상승률이 가장 낮지만, 보통주와 괴리율이 약 30%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매력이 높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외에 LG, 금호석유, SK, 삼성화재, LG화학, 코오롱인더, SK이노베이션, LG하우시스, 두산 등의 경우 양호한 배당수익률과 보통주와 괴리율 50% 이상을 기록하고 있지만, 5월 들어 30% 이상의 상승률을 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과열에 대한 경계감이 반영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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