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휴학생 쇼핑몰 '엄니밥상' 2달만에…

머니위크 문혜원 기자 2013.05.3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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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People/ 정주형 엄니박스 대표 - 20대 자취생 겨냥 건강반찬 제공

사진=류승희 기자사진=류승희 기자


자취 1년차일 때는 자유로운 생활에 만족하고 여러가지 요리를 시도하며 '요리의 달인'이 돼 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바쁘고 귀찮은 마음에 외식을 하거나 라면과 통조림참치로 끼니를 때우게 된다. 인스턴트 음식과 밖에서 사먹는 고열량 음식들로 건강은 뒷전이기 일쑤.

엄니박스 정주형 대표(27)는 본인과 친구들의 자취 경험을 통해 사업아이디어를 고안해냈다. 바로 1인가구를 위해 어머니 손맛의 건강 반찬을 제공하는 '엄니박스'다. 엄니박스는 맛과 위생이 검증된 재래시장 반찬을 매월 한번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건강하고 위생적인 엄마 밥상'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회원수는 어느새 5000여명에 달한다. 오픈한 지 이제 두달. 겨우 물건을 팔 수 있을 정도의 간단한 기능만 갖춘 쇼핑몰치고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 물론 모든 회원이 구매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재구매율이 높아 사업성도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예상치 못한 대형구매층이 생겨났다. 혼자 사는 20대 자취생들을 타깃으로 했는데 오히려 직장생활을 하는 30~40대 주부들로부터 더 큰 호응을 받고 있는 것.



"물가에 민감한 주부들이 우리 쇼핑몰을 좋아해요. 유명 반찬가게의 제품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걸 주부들이 오히려 더 잘 알기 때문이죠."

엄니박스가 제휴한 업체들은 주로 재래시장의 작은 반찬가게들이다. 소비자 사이에서 맛과 위생은 이미 검증됐지만 재래시장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았다. 이런 상인들의 고충을 먼저 파악했기에 엄니박스는 고객은 물론 상인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었다. 온라인에 판로를 개척하는 데 시장 상인들도 모두 환영했던 것.

"물론 새로운 것에 대해 경계하는 분들도 많지만 대부분이 우리의 취지를 좋게 보셨어요. 시장 상인들은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싶어도 시간이 부족하거나 방법을 몰라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거든요. 우리 쇼핑몰을 통해 소비자들은 반찬을 구입하고, 우리는 전화나 팩스로 주문하기 때문에 상인들도 편리해 합니다."


연세대 4학년을 다니다 휴학하고 사업의 길로 뛰어든 지 이제 1년. 친구들이 한창 취업준비를 할 때 창업의 길을 택해 두려운 마음도 앞선다.

"대기업에 취업 원서도 넣어보고 회계사 시험도 준비하고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죠. 하지만 그런 게 제 적성에는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제 일을 하면서 더욱 확신이 생깁니다. 밤을 새우고 주말에 나와서 일해도 제가 하나 하나 만들어가는 '제 일'이기 때문에 성취감이 더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돈까지 벌면 더욱 좋겠죠?"(웃음)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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