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식민지 케냐 잘못 배상할 것"..日 보고있나?

머니투데이 차예지 기자 2013.05.0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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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에 영국 식민지 케냐에서 독립 운동가들이 영국 경찰에게 잡혀가고 있다./알자지라 동영상 캡처1950년대에 영국 식민지 케냐에서 독립 운동가들이 영국 경찰에게 잡혀가고 있다./알자지라 동영상 캡처


영국 정부가 1950년대 식민지였던 케냐에서 독립운동에 참여했다가 고문 등 가혹행위를 당한 수천명에게 손해배상을 하기로 하고 협상에 들어갔다고 가디언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협상이 타결되면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와 남미 국가에서 비슷한 청구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국 정부의 이번 행보는 주변국 침략을 애써 감추려하는 일본 정부와 크게 대비되는 것이다.



마우마우는 1950년대부터 1963년 케냐가 독립하기 전까지 영국 식민통치 기간에 무장 독립 투쟁을 벌인 단체다. 영국 식민통치 당국은 마우마우에게 불법 구금과 고문 등의 가혹행위를 했다.

이번 배상은 당시 투쟁에 참여했던 노인들의 수년 간의 법정 다툼 끝에 이어진 것이다. 투쟁에 참여했던 파울로 인질리(86) 등은 당시 식민정부로부터 고문 뿐 아니라 거세 등 성폭력을 당했다며 2009년 영국 정부를 상대로 영국법원에 손해배상 청구를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할아버지인 후세인 오냥고 오바마도 당시 식민 당국에 잡혀서 손톱 밑을 바늘로 찌르는 고문을 당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그동안 영국 정부는 "식민정부의 일은 현재의 케냐 정부가 승계해 영국 정부와 무관하다"는 논리로 이를 무시해왔다. 그러나 외교부에 비밀문서였던 마우마우 가담자 탄압 기물이 법원 명령으로 공개되면서 배상금 협상에 나서게 됐다.

가디언은 이번 협상의 배상 대상자 수가 최대 1만명에 이르고 총 배상액은 수천만 파운드(수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 협상이 타결될 경우 영국이 식민지에서 공적으로 저지른 범죄에 대해 배상하는 첫 사례가 된다. 한편 이는 주변국 침략을 부인하는 일본과 대조된다.

아베 총리는 최근 침략 전쟁과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 “침략이라는 정의는 학계에서든 국제적으로든 정해지지 않았으며 국가 관계는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면서 일제의 침략 전쟁을 부인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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