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주상복합 8.4억! 취득세 2배 올려 집값잡는다

머니투데이 홍콩=김정태 기자 2013.05.0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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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택시대, 도시재생이 답이다<2-2>]거품꺼지는 홍콩 부동산시장

76㎡ 주상복합 8.4억! 취득세 2배 올려 집값잡는다


 고공행진을 계속한 홍콩 부동산시장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책으로 거품이 걷혀가는 상황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저금리와 풍부한 자산유동성 덕에 집값은 좀체 꺾이지 않았다. 하지만 홍콩정부가 지난해 10월 인지세(우리나라의 취득세 개념)를 2배 올린 이후 거래가 급감하면서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홍콩의 시장리서치기관 BMI(Business Montitor International)에 따르면 지난 4월 홍콩의 부동산·주택매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이상 급감했다. 특히 올 3, 4월에는 전월 대비 각각 30%, 24% 감소하며 시장 위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인지세 인상 외에 LTV(주택담보인정비율) 등 대출조건도 강화해 주택담보대출이 더욱 까다로워졌다. 반면 공급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총 46개 단지, 1만3600가구로 계획됐다. 홍콩정부의 중장기 주택공급계획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7만9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임대주택용 토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다니엘 간 BMI 애널리스트는 "홍콩은 여전한 주택공급난, 저금리, 고용증가 등의 요인에도 정부의 강력한 규제책 때문에 올해 가격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 주택거래 추이/출처=홍콩 마켓리서치기관 BMI홍콩 주택거래 추이/출처=홍콩 마켓리서치기관 BMI
 그럼에도 현장에서 느낀 홍콩의 아파트값은 여전히 턱없이 높았다. 특히 복합개발된 주상복합아파트들 중에선 서민용 임대아파트를 찾아볼 수 없었다. '행파추엔' 역세권 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이 45~96㎡로 우리나라에선 중소형 아파트 규모다.



 하지만 시세는 45㎡의 경우 500만~550만홍콩달러며, 이 단지 가운데 가장 큰 면적인 96㎡의 시세는 1000만~1150만달러 수준이다. 원화 기준(1달러당 140.7원 적용)으로 7억~8억원, 96㎡는 14억~16억1800만원에 달한다.

 올해 안에 2차 분양 예정인 '로하스파크'도 외곽지역임에도 76㎡(이하 전용면적)의 분양가를 450만홍콩달러(6억3300만원)로 예상한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앞서 분양된 1구역 같은 면적의 거래가가 600만홍콩달러(8억4400만원)에 달한다. 불과 한 정거장 떨어진 '청콴우'역의 주상복합아파트 시세는 850만홍콩달러(12억원선)이다.


 이 때문에 중개업자들은 월세로 집을 얻기보다 분양받을 것을 권했다. 청콴우역 인근 중개업소 매직 찬씨는 "홍콩 부동산경기가 다소 침체돼 있지만 중국 본토 부자들이 명의를 빌려 홍콩 주상복합아파트를 사들이기 때문에 지금 투자하면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다"고 꼬드겼다.

 홍콩의 집값은 국민소득 대비 11배 이상으로 거품이 끼어있다는 분석도 있다. 홍콩 현지 부동산 전문가는 "홍콩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땅을 소유하고 민간에게 50년간 임차하는 형식"이라며 "특히 중국 본토에서 유입되는 핫머니를 차단하려는 홍콩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계속 올라 일반 샐러리맨들은 이같은 집을 사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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