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라정찬, 알앤엘삼미 경영권에 집착한 이유?

더벨 김경은 기자 2013.05.0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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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앤엘바이오의 몰락②]알앤엘바이오 주요 매출 수단으로 삼기위한 포석으로 활용할듯

더벨|이 기사는 04월25일(08:55)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정부의 줄기세포 육성 방침이 발표 될 때마다 알앤엘바이오의 주가는 테마주에 편승하며 폭등했고,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소액주주 지분율은 90%에 육박할 정도였다. 경영권을 쥐고 있는 라정찬 회장의 지분율은 고작 10%에 불과했다.



연이은 적자경영에 대주주 지분율마저 너무 낮아 책임경영에 대한 시장의 우려에도 라정찬 회장은 알앤엘바이오 (0원 %)가 상장폐지 결정을 당하기 직전 3개월간 지분을 매각해 알앤엘삼미 주식을 매입하는데 주력했다.

검찰은 라정찬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 주식 매매로 차익을 챙겼다는 한국거래소 1차 감사 결과를 이첩 받아 혐의 입증 증거 확보를 위해 지난 19일 알앤엘바이오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회사는 자산 매각하는데…대주주는 지분 매각

알앤엘바이오는 3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면서 누적 결손금이 1900억 원을 웃돌고 있다. 현금흐름도 적자다. 2012년 회계년도 영업현금흐름은 -12억 원으로, 전년 -49억 원에서 소폭 줄었지만 마이너스 현금흐름이 고착화되고 있다. 상장폐지 결정으로 기업 이미지가 실추되면서 향후 매출 창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앤엘바이오는 증자, 자산매각, 구조조정 등 고강도 재무 구조 개선 및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알앤엘바이오는 300억 원규모로 유상증자를 실시키로했다가 최근 증자 규모를 500억 원으로 확대키로했다.

보유 토지 및 건물 매각도 추진 중이다. 서울 관악구 낙성대동 알앤엘바이오빌딩과 강남구 대치동 에스엠타워를 매물로 내놨다. 알앤엘바이오빌딩은 본사 사옥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지난 2006년 약 40억 원에 취득했다. 에스엠타워는 줄기세포사업 상담센터로 활용하기 위해 2009년경 533억 원에 취득했다.


알앤엘바이오 관계자는 "채무 상환 및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보유 건물 및 토지를 내놨다"며 "대치동 에스엠타워는 고점에 매입해 손실이 나더라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불가피하게 매각키로했다"고 말했다. 이어 "줄기세포를 제외한 불필요한 계열사 및 자회사 매각과 인력 구조 조정 및 임원 임금삭감 등 구조조정도 병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라정찬 회장은 알앤엘바이오의 보유 지분을 매각해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주식을 팔아치웠다는 의혹을 사고있다. 상장폐지 결정 이전 라정찬 회장은 3개월에 걸쳐 알앤엘바이오 주식 210만 여주를 장내 매각해 약 180억 원을 현금화했다.

회사 운영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지분 매각으로 주가 폭락을 야기, 법적 책임을 떠나 적어도 도덕적 자질 논란은 피해가기 어려워보인다.

◇라 회장, 알앤엘삼미 경영권 인수에 목메는 이유는?

라 회장은 지분 매각 자금으로 알앤엘삼미 경영권을 인수하는데 썼다.

알앤엘바이오는 지난 2년 동안 알앤엘삼미 (9,220원 ▼30 -0.32%) 인수의사를 여러차례 번복하며 자금 납입을 미룬채 계약서상으로 경영권을 행사해오고 있다. 알앤엘바이오를 통한 합병이 어려워지자 라 회장은 개인 자금으로 삼미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알앤엘바이오의 자회사인 알앤엘내츄럴이 개입됐다. 알앤엘내츄럴은 알앤엘바이오가 지분 92%를 보유하고 있다.

알앤엘삼미의 최대주주인 김지택 씨는 지분 320만주를 현주가 대비 3배 가격으로 라 회장과 알앤엘내츄럴에 매각했다. 알앤엘내츄럴은 13.72%, 알앤엘바이오는 1.83%, 라 회장은 1.03% 지분을 획득해 알앤엘내츄럴 외 3인이 알앤엘삼미의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라 회장은 개인 지분으로 알앤엘삼미 주식을 매입하다 최종적으로 알앤엘내츄럴에 보유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 알앤엘바이오의 줄기세포 위탁판매 회사인 알앤엘내츄럴은 향후 알앤엘바이오에 흡수합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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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앤엘삼미는 산업용 보일러 제작업체에서 2008년 식음료 업체인 삼미식품을 인수합병해 건강기능식품 판매 업체로 재탄생했다.

라 회장이 알앤엘삼미 경영권 인수에 사활을 건 이유는 알앤엘삼미를 통해 향후 알앤엘바이오의 주요 매출 수단으로 삼기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알앤엘바이오는 24일 "네이처셀과 버거씨병 치료제 '바스코스템'에 대한 국내 판매권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이번 계약 체결로 계약금 5억 원과 '바스코스템' 치료제의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가 완료 될 시 외부평가기관의 기술가치평가에 의해 산출된 선급기술료와 매출액 대비 20%의 경상기술료를 네이처셀로부터 받게 된다"고 밝혔다.

통상 바이오기업은 제약회사 등 중간 판매회사를 사이에 두고 기술 이전 명목 등을 통해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즉 라 회장은 알앤엘내츄럴을 통해 알앤엘삼미에 실질적 경영권을 행사하고, 알앤엘삼미를 알앤엘바이오의 안정적 매출 수단으로 삼기위해 이같이 경영권 인수에 사활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알앤엘삼미는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자산총계 248억 원에 부채총계 161억 원으로 자기자본이 자본금(145억 원)을 밑돌아 자본잠식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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