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에 대박" FX마진거래 뭐길래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3.04.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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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 쉽게 보기]엔저 출렁…FX마진 거래 등 외환거래 증가

#전업투자자 김진성씨는 올초 달러/엔 FX마진 상품에 투자, 100%가량의 수익을 거뒀다. 최근 일본정부가 엔저정책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엔/달러 환율이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자 투자에 나섰다. 그는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하면서 변동성이 커진 외환거래에서 수익을 얻을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최근 '아베노믹스'로 불거진 글로벌 환율전쟁 우려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자 FX마진거래가 투자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증거금 상향 등 규제 이슈로 급격히 줄어든 거래량이 연말부터 서서히 늘기 시작한 것.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월별 FX마진거래는 지난 2월 22만6377건으로 지난해 말 15만4965건에 비해 7만건가량 증가했다. FX마진거래는 지난해 2월까지 월 35만건 정도였지만 다음달 증거금 인상 여파로 17만건 수준으로 반토막난 후 올 들어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환율전쟁에 대박"  FX마진거래 뭐길래


지난해 말부터 일본정부의 엔저정책으로 엔/달러 환율이 99엔까지 높아지면서 제법 쏠쏠한 수익을 거둔 투자자들도 나타났다. 지난해 말 아베정부 출범 이전 80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은 5개월 사이 23% 올랐다. 달러당 80엔 환율에서 USD/JPY(달러/엔)를 1계약(10만달러) 매수, 99엔에 매도한다면 약 1만9000달러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한 선물회사 외환상품팀 관계자는 "FX마진거래가 지난해 규제로 크게 줄었다가 최근 일부 인사의 투자 성공 사례와 환율전쟁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투자자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FX마진거래는 환율간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거두는 거래로, 국내에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유로-달러, 유로-엔, 달러-엔, 파운드-달러, 엔-호주달러 등 20가지에 달한다. 원화를 기반으로 한 상품은 아직 없다.

투자주체는 대부분 개인이다. 국내보다 먼저 FX마진거래가 허용된 일본에서는 저금리를 바탕으로 '와나타베부인'들이 FX마진거래를 활발히 이용했다.

특히 각 나라의 금리차이만큼 이자를 주고받는 롤오버 이자를 이용한 거래가 활발했다. 예컨대 금리가 4% 정도인 호주달러와 제로금리의 엔 FX마진거래를 할 경우 호주-엔을 사면 4%의 롤오버 금리를 받는 식이다.


FX마진거래는 레버리지가 큰 거래로 위험성이 부각돼왔다. 변동성이 높고 개인이 예측하기 어려운 환율을 자산으로 한 상품이어서 우려가 컸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초 2000달러에서 1만달러로 증거금을 상향하는 등 규제가 강화됐다. 현재는 증거금 1만달러를 갖고 있으면 10만달러 계약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정치적·경제적인 이슈가 발생할 경우 일시에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9·11테러나 일본 대지진 때,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외환시장이 크게 출렁거렸다.

증거금이 5000달러 이상 낮아지면 강제 청산되기 때문에 원금 이상 손실은 발생하지 않는다. 박영석 현대선물 외환파생팀장은 "강제 청산제도와 사전 손실제한 규모를 정해놓는 등의 안전장치가 있어 레버리지만 많이 일으키지 않으면 주식투자에 비해 위험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FX마진거래를 하기 위해 선물사나 증권사를 통해 계좌를 개설하고 증거금을 입금하면 HTS(홈트레이딩시스템)로도 가능하다. 선물사나 증권사는 홈페이지에서 모의거래서비스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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