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고객 홀렸더니 '반은 성공'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3.04.28 09:57
글자크기

[머니위크]창업트렌드/ 커피전문점 대안업종 뭐가 뜨나

보나베띠보나베띠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점 100개·매출액 500억원 이상인 커피전문점 가맹본사를 대상으로 가맹점 간 거리와 리뉴얼을 제한하는 모범거래기준을 내놨다. 가맹점 근처에 신규 매장을 중복 출점하면서 분쟁이 잦았던 데 따른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다.

이로써 커피전문점은 500m 이내에 동일 브랜드의 커피전문점을 신규 출점할 수 없게 됐다. 2012년 11월 현재 규제대상인 커피전문점 브랜드는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할리스커피, 탐앤탐스, 투썸플레이스 등이다.



공정위가 모범거래기준을 마련할 정도로 규제의 칼을 들이대는 것은 커피전문점 분야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방증이다. 이에 따라 요즘 창업자들의 관심은 커피전문점을 대체할 '대안 업종'이 무엇인지에 몰리고 있다.

커피전문점 대안으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일단 부가가치가 높고 점잖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50평 이상 규모의 레스토랑이나 카페 인테리어를 접목한 업종이다.



◆특별한 행사 위한 공간

이탈리아레스토랑 '보나베띠'를 운영 중인 이림경 사장(55)은 서울역에서 커피전문점 창업을 고려하다가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오픈한 케이스. 이씨는 점포구입비를 제외하고 3억7000만원가량을 시설에 투자해 2011년 8월 93평 규모의 매장을 오픈했다.

이씨는 원룸 임대업을 하다가 지인 소개로 외식업 창업에 대해 수소문한 끝에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열기로 마음을 굳혔다.


"보나베띠는 이탈리아 요리와 와인을 함께 판매하는 레스토랑으로 객단가가 2만~3만원을 상회합니다. 커피전문점이 5000~8000원인데 비해 상당히 높죠. 레스토랑은 테이블 회전율이 낮기 때문에 객단가가 높은 것이 큰 장점입니다."

실제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들은 파스타와 샐러드, 피자, 와인 등을 함께 주문하기 때문에 1인당 평균 2만∼3만원을 소비한다. 이씨는 하루 평균 300만원가량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곳은 오피스 상권인 만큼 주중과 주말의 매출 편차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주말 가족단위 고객을 위한 외식장소로 매장을 인테리어했다. 매장 속에 별도의 무대를 설치한 것. 최소 40명에서 최대 1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한 단독룸을 만들어 가족 및 동호회 행사를 열 수 있게 했다.

외부소리를 차단하는 독립된 공간으로 독립룸의 모든 벽을 투명 유리로 제작해 넓고 탁 트인 매장의 특성을 그대로 살렸다.

"특별한 행사에 음식이 빠질 수 없죠. 만약 커피전문점이라면 특별한 행사장으로의 변신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맛있는 요리와 와인이 어우러진 이탈리아 레스토랑이므로 단체고객 유치가 가능했던 거죠."

보나베띠 가맹본사는 어렵고 복잡한 이탈리아 요리의 표준화된 레시피를 제공, 2주간의 이론과 실습교육을 통해 조리경험이 전무한 창업자들도 쉽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브랜드는 카페베네에서 야심차게 가맹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블랙스미스'다. 카페베네의 두번째 브랜드로, 이탈리안 패밀리 레스토랑이다.

블랙스미스는 R&D 메뉴개발팀이 지속적인 메뉴개발을 진행하고 1년에 두차례씩 신 메뉴도 개발한다. 개발된 메뉴 역시 소비자 맛 평가단의 검증을 거쳐야 매장 판매가 확정되는 다단계 검증시스템을 운영한다.

미역국 파스타, 누룽지 파스타, 골든 김치 피자, 감베로니 김치 파스타 등 2012년 발표된 신 메뉴는 기존 20~30대 고객층을 중·장년층으로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카데미를 통해 주방 조리시스템도 완벽하게 갖췄다. 블랙스미스의 맞춤형 인재양성 교육시스템인 '블랙스미스 아카데미' 역시 가맹점주들이 창업 시 가장 염려하는 고민을 해결하는 시스템이다. 매장의 가장 중요한 맛을 책임질 셰프와 홀을 담당할 매니저를 교육하고 가맹점에 파견함으로써 블랙스미스의 동일한 맛에 대한 보증을 받는 것. 파견한 셰프와 함께할 스텝들에 대한 교육은 물론이고 오픈 이후 재교육을 통한 인력관리도 블랙스미스 아카데미의 역할이다.

블랙스미스의 브랜드 콘셉트를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매장 인테리어 또한 블랙스미스의 성공비결 중 하나. 대장간 분위기의 빈티지풍 인테리어를 구성해 다른 패밀리 레스토랑과 확연히 차별화되는 무드를 조성했다.

빠담빠담빠담빠담
◆카페 뺨치는 인테리어

커피전문점 업종의 수익구조를 탈피하고자 탄생한 것이 바로 '카페+@'다. 커피전문점 인테리어 컨셉트를 차용하고 객단가 높은 메뉴를 접목해 매출 향상을 꾀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BBQ에서 야심차게 시작한 'BBQ프리미엄카페' 역시 대표적인 카페+@ 업종이다. 점심시간·티타임 등 특정 시간대별로 치킨, 라이스, 파스타, 피자, 샐러드, 스프, 안주류, 와플 및 쿠키, 커피, 에이드, 주류 등 100여 가지 메뉴를 갖춰 공백기를 줄인 게 특징이다. 한곳에서 식사하고, 커피 마시고, 디저트에 주류까지 즐길 수 있는 업종인 것.

BBQ프리미엄카페는 커피전문점, 치킨배달전문점, 설렁탕전문점 등 특성이 뚜렷한 업종에 비해 운영법, 메뉴 관리, 직원 관리 등에서 고도화된 시스템이 필요하다.

직영점에서는 메뉴의 조리 및 서비스와 함께 주방 동선, 인력구조, 시간대별 고객 유입상황, 제품 준비 속도, 영업방식 등 가맹점 운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한 후 매뉴얼을 제작했다.

BBQ 본사 관계자는 "많은 숫자의 고객에게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푸드마이스터 교육 과정에서 배출된 종업원들이 매뉴얼대로 원활하게 조리가 가능하도록 손발을 맞췄다"면서 "주방에서는 프라이어기, 오븐, 가스렌지 등 각종 조리기구에서 100여 가지 메뉴를 만들어내지만 본사의 교육 덕분에 고품질의 메뉴를 구현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족형 패밀리레스토랑 호프전문점인 '빠담빠담' 또한 이탈리안 치킨요리와 함께 조명·테이블 등 각종 소품, 벽면 등에 시크한 감각을 살린 카페스타일 요소를 전면에 부각시켜 여성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가맹점 대부분이 오후 3시부터 매장 문을 열고 레드커런트, 망고, 리치 등 다양한 에이트 음료와 아메리카노를 비롯한 카페라떼, 카푸치노, '빠담플레이트'라는 브런치 메뉴 등을 함께 판매해 '브런치 카페'로도 어필하고 있다.

무엇보다 '치맥'(치킨과 맥주)이라는 기존 메뉴 구성에서 벗어나 여성들이 좋아하는 까르보나라 등 6종의 파스타를 비롯해 치킨크림, 베이컨 토마토 등 4종의 도리아 요리와 오므라이스까지 즐길 수 있도록 한 점이 돋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