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긍정의 힘'으로 고객을 사로잡다

더벨 김용관 기자, 이승우 기자 2013.04.17 14:34
글자크기

[PB 인사이드] ①우은영 삼성증권 최연소 마스터 PB

더벨|이 기사는 04월15일(09:30)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의 최연소 마스터 PB(프라이빗 뱅커)를 만나기로 했다. 삼성증권 (36,100원 ▼800 -2.17%)에서 마스터 PB가 되기 위해서는 관리자산 2년 연속 1000억원 이상, 1억원 이상 우수고객 80명 이상, 수익 기여도, 임원 인터뷰 등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그래서인지 삼성증권 전체 PB 1100여명 중에서 마스터 PB는 딱 24명에 불과하다. 초고액자산가(VVIP)를 상대하는 SNI 소속 PB라고 마스터의 자격을 부여받지는 못한다. 오로지 실력으로만 겨뤄야한다.

상위 2%의 최고수, 게다가 여성이라고 했다. 학력은 전문대 졸업이 끝.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지난 5일 식목일 오후 삼성증권 명동지점에서 우은영 삼성증권 PB팀장을 만났다. 생각보다 앳된 외모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



7

◇ 삼성증권 최연소 마스터 PB...IMF 외환위기가 바꾼 인생

- 올해 최연소 마스터 PB가 됐다고 하던데요.

▲ 네 75년생인데 올해 마스터 PB가 됐어요. 작년까지 20명이었고, 올해 4명을 선발했어요. 현재 고객은 80명이 약간 넘고, 관리자산은 1300억원 정도 됩니다. 그리고 회사에 기여하는 연간 수익이 10억원이 넘어요. 98년부터 영업생활을 했으니 15년만에 마스터 PB가 된 셈이네요.


- 고객들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네요. 관리자산이 1000억원이 넘으면 법인 고객도 꽤 있을 것 같은데요.

▲ 법인 고객은 딱 1곳이에요. 나머지는 다 개인 고객이에요. 100억원 이상 고객이 2~3명 정도 되구요. 금액별로 다양하게 있어요. 젊은 분보다는 50~60대 고객이 많아요. 안정적인 자금 관리를 원하는 고객들이 대부분입니다.

우 팀장은 1994년 영등포 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인천에 있는 신세기투자신탁이라는 곳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특별한 장기가 없으니 창구에서 채권 매매하는게 일이었다. 부족한 것도 많고 공부도 하고 싶어 인천전문대 산업경제학과를 다녔다. 안정적인 생활이었다. 하지만 97년 불어닥친 IMF 외환위기가 그의 인생을 통째로 바꿔놓았다.

- 어떻게 PB가 되셨나요?

▲ 97년에 IMF 외환위기로 인해 제가 다니던 신세기투신이 영업정지를 당했어요. 98년에 학교를 졸업할 때쯤이었는데.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는지 신세기투신을 그만둔 98년에 삼성증권에 경력직으로 입사하게 됐어요. 첫 근무지가 본사 영업부였습니다.

집이 있는 인천 지점으로 발령날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지점장님이 붙잡더라구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해요. 손준현 지점장님셨는데, 그 분이 창구업무 대신 영업을 하라고 하셨어요. 학력도 낮은 저한테 왜 영업을 시켰는지 지금도 의문이에요. 그 분 덕분에 제 인생이 완전히 바뀐거죠.

- 주식 영업은 대부분 남자가 하던 시절이었는데, 여자로서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 처음에 정말 힘들었죠. 본사 영업부는 영업실력이 좋은 분들이 오시잖아요. 아침마다 영업 회의 하는데 모든 직원들이 당일 영업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지점장님이 저도 참석하라고 하셨는데 할 말이 없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이것 저것 많은 걸 준비하고 발표하는데 전 한마디도 못했어요. 영업을 할 만한 고객도 없었죠. 하지만 지점장님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고객도 소객시켜주시고.

◇ 나의 존재 이유는 고객...긍정의 힘을 발휘하다

- 2006년까지 영업부에서 근무하셨죠.

▲ 본사 영업부에서 98년부터 2006년까지 일했는데요. 이때 사귄 고객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주셨죠. 처음에는 소액으로 시작한 고객들이 점차 큰 돈을 맡기셨고, 고맙게도 이 분들이 또 다른 고객들을 소개시켜주셨어요.

2006년 명동지점으로 발령날 때 관리자산이 500억~600억원 정도 됐어요. 일반적으로 PB들이 지점을 옮기면 관리 고객들을 함께 옮기는데요. 저는 이상하게 고객들에게 관리점 변경 요청을 못하겠더라구요. 폐 끼치는것 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런데 이분들이 모두 자발적으로 관리점 변경을 해주시는거에요. 얼마나 고마운지, 지금은 너무나 소중한 고객들입니다.

그는 인터뷰 내내 '고맙다'는 말을 입에 달았다. 삼성증권이 고마웠고, 영업부 지점장님도 고마웠고, 고객들도 고마웠다고 했다. 그들이 아니었으면 지금의 자신은 없었다고 했다. 이런 '긍정의 힘'이 학연이나 지연도 없던 우 팀장을 성공의 길로 이끈건 아닐까.

얼마전에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떠올랐다. 용재 오닐은 "베푸는 분들이 주위에 많았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감사한 일이다. 건강함을 제외하고 저의 타고난 재능은 감사하는 마음인 것 같다.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잊지 않고 항상 감사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