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 인근 아파트 분양홍보관에 '4.1부동산종합대책 수혜단지 양도세 100% 감면'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다.ⓒ송학주 기자
11일 북한의 전쟁 위협이 고조된 가운데 찾은 파주 운정신도시. 전날 '4·1부동산대책'의 일부 후속조치가 시행됐지만 간혹 떨어지는 빗방울과 함께 찬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씨만큼이나 지역 분위기는 썰렁했다.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 인근 아파트 공사현장.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송학주 기자
파주 운정신도시는 2003년 서울의 과밀화를 해결하기 위한 2기 신도시 중 한 곳으로 개발이 이뤄졌다. 당시 정부의 개발 계획도 "통일을 대비한 남북 교류 협력시대의 관문도시로 육성한다"며 거창했다. 서울에서 20㎞, 일산에서도 2㎞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전망도 밝았었다.
파주 야당동 인근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근 일산 삼송지구·김포 한강신도시 등 수도권 서북부에서 너무 많은 물량이 공급되다보니 이 곳까지 투자 수요가 미치지 못해 집값이 떨어졌다"며 "운정1·2지구 입주가 본격화된데다 이번 대책으로 거래가 늘기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도소득세 면제 역차별 논란과 소급 적용설 등으로 인한 혼선으로 오히려 '거래 절벽' 현상이 더 뚜렷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파주 목동동 P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책이 나왔을 때만 해도 거래가 늘어나는 듯 했으나, 지금은 오히려 문의가 더 줄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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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 인근 아파트 단지 옆 공사현장.ⓒ송학주 기자
'4·1대책'에서 정책적 초점을 둔 계층은 생애 처음으로 집을 사는 30~40대다. 부부합산 연소득이 6000만원 이하인 수요자가 6억원 이하면서 전용 85㎡ 이하 주택을 연내 구입하면 취득세를 전액 면제해주고 DTI(총부채상환비율)과 LTV(담보대출인정비율) 제한도 대폭 낮췄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는 대부분 실수요자로 투기 우려가 적고 거래 정상화 측면에서 가장 효과적인 계층"이란 게 정부 취지이지만, 정작 현장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우스푸어'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50~60대에 대한 배려가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부동산시장 '동맥경화'의 진앙지는 50~60대들이 보유한 중대형 아파트 소화불량으로, 이를 해결하는 내용은 이번 대책에서 찾기 힘들다"며 "국회 입법과정에서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파주에서 만난 한 분양관계자는 "정부가 부동산정책을 발표하면 국회통과 여부 등을 따지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설명한다"며 "애당초 꼼꼼히 고려해 보지도 않고 우선 발표부터 해놓고 반응을 보겠다는 정부의 행태가 이해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 도로 위 전광판에 "파주시, 1조6500억원 외자유치 달성"이란 문구가 눈에 띤다.ⓒ송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