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 재팬', 수혜 상품을 찾아라

유병철 기자 2013.04.2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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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일본증시 급등, 환율 울타리 친 ETF·펀드 관심

일본이 돈을 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일본은 아베 신조가 이끄는 자민당이 정권을 잡으면서 '아베노믹스'라고 불리는 양적완화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안전자산으로 고평가되던 엔화를 시장에 무제한적으로 공급함으로써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트리는 것이다. 이는 5년 전 우리나라의 이명박 정부 때 실행됐던 저환율 정책과 흡사하다.



덕분에 일본의 수출기업들이 엔저의 힘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닛케이지수 또한 상승일로를 타고 있다. 지난해 말 1만395.18로 마감했던 닛케이225지수는 1만3000대의 벽을 뚫고 지난 8일 1만3192.35를 기록했다. 3개월을 조금 넘기는 기간 동안 무려 26.91%나 폭등한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급등락을 반복하다 3.82%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놀랄만한 성과다.

특히 지난 4일 하루히코 구로다 일본은행(BOJ) 총재가 과감한 양적완화를 내놓으면서 일본 증시는 더욱 뜨겁게 불타올랐다. 지난 2일만 해도 1만2000대 초반대였던 닛케이지수는 나흘간 9.91%나 급등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일본은행의 조치가 시장의 기대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2014년까지 국채매입 101조엔을 포함해 총 132조엔으로 자산을 늘릴 예정이다. 국채매입과 대출지원 프로그램은 물론 상장지수펀드(ETF)나 리츠(REIT)도 매입대상에 포함돼 위험자산에 대한 공격적인 모습마저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일본 행정부의 공격적인 경기부양 조치가 재정수지를 급속도로 악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최소한 일본의 증권시장이 이에 따른 수혜를 제대로 입을 것이라는 평가에는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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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직접투자 시 환헤지 고려해야

당분간 일본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손가락만 빨고 있을 필요는 없다.


방안에 앉아 인터넷을 통해 일본에 투자하는 것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에 직접투자를 고려한다면 현시점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환헤지다.

일본의 정책적 기조자체가 엔화가치의 하락을 불러일으키고 있음을 감안하면 환헤지는 반드시 필요하다. 만약 환헤지를 하지 않는다면 일본의 엔저현상으로 인해 수익을 올린다 하더라도 되레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환헤지가 가능한 상품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투자를 결심한 사람들이 눈여겨 볼만한 유망 ETF로 2개의 상품을 꼽았다.

일본의 대표종목을 추종하고 있는 동시에 엔/달러의 선물환 계약을 통해 환헤지가 가능한 '위즈덤트리 재팬 헤지 에쿼티'(티커:DXJ.US)와 일본 대표지수 중 하나인 토픽스(TOPIX)를 추종하며 유동성이 풍부한 '노무라 토픽스'(티커:1306JP)다.

이 애널리스트는 특히 환헤지 상품인 DXJ.US를 추천했다. 1306.JP의 경우 지난 1년간 수익률이 25.9%였지만 1년 전 엔화로 환전해 투자한 후 원화로 재환전했다고 가정할 때 환율로 인한 실제수익률은 8.2%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DXJ.US의 경우 환손익을 고려한 순수익률이 21.0%로 환율효과를 제외한 수익률 22.8%와 별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애널리스트는 "최근 엔화약세로 일본증시가 호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동시에 원/엔 환율의 하락으로 인한 환차손이 반영돼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며 "미국에 상장돼 있는 일본 ETF나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헬리콥터 재팬', 수혜 상품을 찾아라
◆ 국내 상장된 일본 수혜주는?

일본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불안하다면 우리나라에서 수혜주를 찾아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중에는 일본 기업도 존재한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17개의 해외기업 가운데 일본 기업은 SBI모기지와 SBI액시즈 2곳이 있다. 게다가 두 종목 모두 이번 양적완화의 최대 수혜주로 평가된다.

SBI그룹의 주요계열사인 SBI모기지는 일본에서 모기지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일본 내 시장점유율 1위 업체다.

시장전문가들은 이 회사의 주력상품은 35년 만기 주택담보대출(FLAT35)로 금리상승 전에 고정금리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 시장점유율과 실적이 앞으로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BI모기지는 국내 상장주식 중 일본 양적완화 최대 수혜주"라고 평가한 뒤 "우호적인 환경에서 분기를 거듭할수록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BI액시즈 또한 SBI그룹 계열의 일본 전자지급결제기업으로 수혜 가능성이 점쳐지는 회사다. 윤태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내수경기 활성화에 따른 최대 수혜를 전망한다"면서 "특히 일본 전자상거래시장이 한국에 비해 활성화되지 않은 만큼 성장잠재력이 높고, 올해부터 SBI그룹 시너지 발생으로 레버리지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ETF부터 펀드까지 투자방법 다양



미국이든 일본이든 직접투자가 힘들고 주식에 투자하는 것도 불안하다면 국내시장에서 일본에 투자할 수 있는 ETF나 펀드에 눈을 돌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장 손쉽게 일본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ETF를 매입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증시에 상장돼 거래가 가능한 일본 투자 ETF가 있는데, '코덱스 재팬'(KODEX Japan)이 그것이다.

일본의 TOPIX100 지수를 추종하는 이 ETF는 아베 신조의 총리 취임일인 지난해 12월26일부터 올 4월9일까지 총 21.15% 상승(7685원→9310원)했다.



다만 장기투자를 고려한다면 조금 신중할 필요가 있다. 코덱스 재팬은 일본주식을 엔화로 환전해 구매하는데, 엔저현상이 지속될 경우 환헤지를 하지 않은 이 상품의 수익률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다.

일본에 투자하는 펀드도 많다. 특히 일본펀드의 대부분은 환헤지형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용되고 있는 일본펀드 23개 가운데 16개가 환헤지가 가능해 엔저 걱정 없이 투자할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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