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포클랜드 전쟁 당시 섬에 투입된 영국군의 모습. (ⓒITN동영상 캡처)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전쟁 당시 자국 장병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영국 잠수함의 어뢰 공격을 상기시키면서 대처 전 총리를 전범으로 묘사했다.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들은 대처 수상이 향년 87세로 타계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그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대처는 1982년 4월2일 아르헨티나의 실제 침공이 이뤄진 후 유엔의 침공 비난 성명이 나온 뒤 사흘째 되던 날 해군 특공대를 투입해서 전쟁을 벌였다. 두 나라에서 모두 913명이 희생된 가운데 그해 6월 중순 쯤 영국의 승리로 전쟁은 끝났다.
아르헨티나 참전용사인 에르네스토 알베르토 알론소는 "그녀(대처 전 총리)는 인류에 어떤 긍정적인 것도 가져다주지 않은 지도자로 기억될 것"이라며 "국내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크게 해를 끼친 인물이다. 과거 아르헨티나 군사독재자들과 비슷하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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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뿐 아니라 대처 전 총리의 사망 소식에 대한 트위터에서의 현지인들 반응도 차갑기는 마찬가지다. 아르헨티나 프로축구단 팬으로 알려진 한 젊은 트위터리안은 "마가렛 대처가 죽었다.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라는 글을 남기는가 하면, 아르헨티나 언론사의 한 기자는 "세계적인 집단 학살 전범이 한명 줄었다"라고 대처 총리의 과거 행적을 비난했다.
현지 유명 영화 평론가는 대처 총리의 뉴스가 트위터에서 넘쳐나자 "우리가 관심 없는 뉴스로 가득 찬 곳은 트위터 만한 데가 없다"라고 비꼬았다.
한편 양국의 영유권 분쟁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포클랜드 섬 주민들은 대처 수상의 타계 소식에 대부분 슬퍼하는 분위기다. 가디언에 따르면 마을 주민들은 대처 전 총리에 대한 추도식과 조의를 표하는 조기게양을 계획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특히 1982년 아르헨티나가 포클랜드 섬에 침공했을 때 영국군을 투입한 대처 수상의 결단력을 아직도 많은 주민들이 잊지 못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매해 1월 10일을 '대처의 날'로 지정해 대처 전 총리에게 감사를 표한다.
지난달에는 영국 정부가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영유권 협상 요구에 맞서 실시한 주민투표에서 전체 유권자 98.8%가 영국령 잔류를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