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이름으로 고객 입맛 사로 잡아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3.04.0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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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유명한 시의 한 구절이기도 하지만 브랜드 네이밍을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되는 싯구이기도 하다.



‘하나의 몸짓’에 불과했던 그는 ‘내’가 그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꽃’이 되었다. 사물에 지나지 않았던 그것은 이름을 붙이는 순간 의미 있는 존재로 바뀌게 된다.

이렇게 이름을 통해 사물을 인식하고 기억하며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간다. 이미지 메이킹이라는 과업을 수행하는 브랜드 네이밍. 그래서 네이밍은 소비자의 선택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자체가 아주 중요한 마케팅이다.



이러한 이유로 소비자의 선택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을 볼 수 있는 외식업에서는 최근 네이밍의 중요성이 부각 되고 있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 잡아야 하는 메뉴 네이밍. 어떤 톡톡 튀는 메뉴 네이밍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을까?

◇ 애슐리 ‘풍덩 체다 버몬트 스테이크’... 재미있는 이름 붙이면 더 맛있다!
얼마전 미국 학교영양협회 연구회의에서 코넬대 브라이언 완싱크 박사팀이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4세 아이들 186명에게 그냥 ‘당근’이라고 하면서 당근을 주었고, 다른 날에는 당근을 ‘X-레이 눈빛 당근’이라고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 결과 재미있는 이름을 붙인 두 번째 당근을 아이들이 2배 더 먹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재미있는 이름으로 고객 입맛 사로 잡아


아메리칸그릴 & 파스타 애슐리의 인기메뉴 ‘풍덩 체다 버몬트 팬’은 재미있는 이름을 붙여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넉넉한 체다 치즈에 스테이크가 ‘풍덩’ 빠져있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상상에 걸맞게 잘게 저민 소고기에 체다 치즈를 듬뿍 얹어 직화로 그릴 구이해 부드러운 소고기와 풍부한 맛을 경험 할 수 있는 메뉴가 체다 치즈 비프스테이크다. 감자칩과 감자튀김이 함께 곁들여져 있으며 스테이크 밑에 있는 치즈 소스에 발라 한 입 먹으면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애슐리의 10주년을 축하하는 의미로 탄생한 신메뉴 ‘10주년 플라워 부케 샐러드’는 톡톡 튀는 네이밍으로 고객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꽃다발을 연상케하는 비쥬얼과 10가지의 신선한 재료로 마리네이드한 새콤하고 아삭한 맛의 샐러드이다.

‘샐먼 포테이토 이글루’. 북극의 이글루모양을 연상케 하는 이 음식은 새콤한 피클 맛이 가미된 감자 샐러드를 부드러운 훈제 연어로 감싸 간편하게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핑거푸드 콜드메뉴이다. 북극의 이글루를 상상하게 하는 이 메뉴는 식재료의 신선함도 함께 유지 될 것 같다는 고객의 반응을 얻고 있다.

◇ 식재료의 특성과 정보를 드러낸 애슐리의 ‘헬씨 요거트 후르츠’ 고객에게 어필...
브라이언 완싱크 박사팀은 미국 학교 영양협회에서 또 다른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식당에서 ‘씨푸드 필레’로 불리는 메뉴를 ‘촉촉한 이탈리아식 해물 필레’로 이름만 바꾸었더니 매출이 28% 늘고 시식 평가도 호감도가 12% 올랐다는것.

제품의 특성을 솔직하게 드러내면 고객의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건강을 중요시 하는 현대인에게 인기 메뉴인 ‘헬씨 요거트 후르츠’는 이름에서 식재료의 정보뿐만 아니라 건강을 위한 메뉴의 특성까지 파악 할 수 있다.

바삭한 바나나칩과 과일을 플레인 요거트로 믹싱하고 키위와 민트로 맛을 낸 샐러드로 봄의 싱그러움과 건강을 이름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샐러드이다.

이러한 메뉴 네이밍의 특징은 한 때의 트랜드일 수도 있지만, 메뉴네이밍은 더 이상 고급스럽게 보이거나 근사하게 포장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름을 통해 자신이 메뉴를 이해하고 선택하는데 도움을 받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애슐리 관계자는 "톡톡 튀는 이름으로 고객들에게 낯설 수 있는 식재료나 가공방법을 쉽게 알려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메뉴 이름을 붙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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