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아파트 넘치는 강남3구 '시큰둥'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3.04.0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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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부동산대책]"전반적으로 획기적이지 못하다"…안정적 거래 증가 그칠 듯

↑잠실주공5단지전경. ⓒ이재윤기자↑잠실주공5단지전경. ⓒ이재윤기자


 정부가 기존주택 거래시에도 사상 처음으로 양도소득세를 면제해 주고 15년 이상 지난 아파트에 대해 선별적으로 수직 증축을 허용하는 방안 등을 담은 '4·1부동산대책'을 내놓았음에도 서울 강남 일대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시큰둥한 분위기다.

 무엇보다 일부의 경우 예상치를 넘어서는 대책이 포함됐지만, 전반적으론 획기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9억원을 웃도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재건축아파트 주민들의 경우 "이번 대책이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잠실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지난주 전용면적 103.4㎡가 한달전보다 2000만~3000만원 오른 9억4000만~9억5000만원에 매매됐지만, 거래 자체가 미미한데다 이번 부동산대책도 기대에 못미쳐 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압구정동 역시 마찬가지여서 이 지역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현대아파트의 경우 시세가 모두 9억원이 넘는다"며 "거래도 미미하고 급매 위주의 매매가 대부분이어서 대책 발표이후에도 곧바로 반응이 나타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거액 자산가들의 상담을 하고 있는 부동산·금융 전문가들도 거시적 지표가 좋아지지 않는 한 정책만으로 부동산시장이 활성화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봉주 하나은행 부동산팀장은 "경제성장이 낮을 때는 어떤 대책이 나와도 부동산시장만 좋아질 수는 없다"며 "실업률, 물가상승, 대외현황 등 전반적인 지표들이 개선돼야 시장도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기존주택에 대해 양도세를 감면해 주는 것은 사상 처음이어서 파격적인 대책이지만 주택매매가 매력적이지 않은 시장이라 매물을 소화시키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문위원은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역시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책으로 평가하면서도 이 대책 역시 안정적으로 거래 증가가 발생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침체기에는 증축하려는 곳이 많지 않다"며 "급하게 팔지 않는 효과와 거래의 물꼬를 트는 효과 정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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