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백만원 버는 2900원 칼국수집 사장님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3.04.1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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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창업트렌드/ 외식업의 경쟁력 '전수 창업'

외식업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본이 아니라 전문성이다. 그 중에서도 알고는 있지만 실천이 쉽지 않은 '네박자 요소'는 무엇일까.

우선 본인이 생각한 창업 업종이 계절을 타는 아이템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여름철 혹은 겨울철 메뉴인지, 아니면 사계절 메뉴인지에 따라 접근방법이 달라진다.



다음으로 중요한 부분이 '반짝 유행'에 그치는 아이템인지 여부다. 그에 따라 투자금 회수기간이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장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수익성이다. 경기상황에 따라 전체 매출 중 순수익이 결정되므로 집중과 선택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창업을 검토하는 아이템이 지역색을 띠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특정지역에서만 호황을 누리는 아이템인지, 아니면 그와 관계 없이 어느 정도의 생명력을 가지고 갈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원칙을 바탕으로 창업시장에 도전하고 자신만의 성공요소를 만들어야 마지막에 웃을 수 있다. 한가지 메뉴로 2~3년을 버티는 창업자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는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경쟁에서 처질 수밖에 없다.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한가지. 기존 메뉴를 보완하거나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회전율을 높이는 점포가 생존전략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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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노하우로 칼국수점 전수창업


지난해 12월12일부터 서울 등촌시장에서 30평 규모의 명동손칼국수를 운영 중인 박수태씨(60)는 기술을 배워서 직접 운영할 수 있는 '전수 창업'을 제안하고 있다.

박씨는 42년 칼국수 조리 경력의 소유자로 2900원짜리 손칼국수를 판매해 하루 평균 1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의 매장은 등촌시장 메인도로에서 깊숙이 들어간 곳에 위치해 입지조건이 불리하다. 하지만 값 싸고 맛 좋은 칼국수를 판매함으로써 큰 성공을 거뒀다.

손칼국수 한그릇이 2900원으로 저렴하면서도 5000~6000원 하는 손칼국수보다 맛이 좋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저가 상품이지만 고급 칼국수전문점 수준의 질을 확보했기 때문에 인기가 높은 것 같습니다. 우리 집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칼국수를 판매하지만 면을 직접 뽑고, 고기육수 대신 다시마육수를 사용함으로써 원재료비가 매출대비 14%에 불과합니다."

'박리다매형 창업은 몸만 고되고 돈이 되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을 깬 것이다. 박씨는 창업을 원하는 초보 창업자와 매출이 부진해 폐점을 고민 중인 창업자를 위해 전수 창업을 제안한다.

"4주 간 조리를 배우면 누구나 경쟁력 있는 손칼국수로 매장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가격파괴 칼국수는 불경기에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박씨처럼 손칼국수 전문점을 오픈하려면 칼국수면 뽑기 2주, 육수 내기 1주, 운영 및 마케팅 1주 등의 교육을 수료해야 한다. 박씨가 하루 300명 이상 고객에게 손칼국수를 판매할 수 있는 비결은 42년 이상 명동칼국수 주방과 인연을 맺어 능수능란하게 주방과 홀을 지휘하는 데 있다.

하루 백만원 버는 2900원 칼국수집 사장님
◆무한리필+고기뷔페도 전수창업으로

외식 창업시장에서 육류 아이템이 각광받는 것은 소비자의 꾸준한 니즈 때문이다. 단체회식이나 비즈니스 접대를 하기에 무난하고 주말 가족모임용으로도 좋은 아이템이다.

그에 비해 무한리필전문점이나 고기뷔페 시장은 주춤하는 추세다. 푸짐한 양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다.

제주시 이도동의 '맛무한돈가'의 양윤순씨(53)는 무한리필 고깃집이 직면한 문제점을 극복, 꾸준히 매출을 높이면서 현재는 전수창업으로 예비창업자의 창업을 돕고 있다.

'맛무한돈가'의 강점은 고객이 선호하는 푸짐한 무한리필 콘셉트와 메뉴 품질을 동시에 구현한다는 것이다. 수입산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사용하는 일반 무한리필 고기뷔페전문점들과 달리 이곳은 돼지고기의 경우 국내산(제주산)만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10가지 이상의 요리와 반찬을 내놓는데 공장 조리제품 대신 그때그때 직접 만든 음식들만 제공한다. 주로 탕수육이나 유부초밥, 만두, 튀김, 초코케이크 등과 같은 요리와 김치, 무절임, 쥐포조림, 각종 채소 등의 기본반찬을 내고 2~3일에 한번씩 종류를 바꾼다.

무한리필 메뉴는 두가지로 단출하게 구성했다. 돼지고기만 시식 가능한 '흑돼지 대패·생고기 무한리필'(1인 7500원)과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전부 맛볼 수 있는 '모둠구이 무한리필'(1인 1만2000원)이 인기다. 제법 많은 가짓수의 수제음식과 국내산 돼지고기를 무한대로 제공하기 때문에 손님은 즐겁다. 그러나 중요한 건 업주도 즐거워야 한다. '남는 장사'여야 한다는 얘기다.

외식업은 '인건비 싸움'이다. 직원 없이 부부가 운영하는 소규모 매장을 많이 볼 수 있는 것도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 최선책이기 때문. 그렇지 않고선 권리금이나 월세 등을 제외하고 운영비용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이 없다. 그렇다고 식재료비를 줄이는 것은 망하는 지름길이다. '맛무한돈가'는 고기와 반찬, 각종 채소 등의 서빙이 모두 셀프시스템이기 때문에 기존 육류전문식당보다 인건비가 20~30% 적게 들어간다.

양씨가 처음부터 셀프시스템의 무한리필전문점을 운영한 것은 아니다. 이전에는 일반 육류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했다. 고깃집 특성상 많은 직원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인건비가 만만치 않았다.

최소한의 인원으로 주문과 서빙, 주방일 등을 맡아 했더니 서비스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고기든 반찬이든 손님이 직접 갖다 먹을 수 있는 셀프시스템을 도입한 것이고, 그 후로 직원들의 동선이나 시스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무한리필을 도입하기 전보다 매출이 30~40% 이상 올랐다.

그는 예비창업자, 혹은 업종 전환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이러한 무한리필시스템 창업 방식을 전수하고자 한다. 매출도 매출이지만, 편리한 경영방식과 운영시스템으로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는 게 양씨의 생각이다.

무한리필 고깃집에서 인기 있는 요리나 반찬 등 좋은 식재료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노하우, 효율적인 직원 관리, 셀프시스템 적용 시 고객관리 방법 등을 상세하게 알려줄 계획이다. 10가지가 넘는 반찬 요리 레시피도 오픈, 만드는 과정을 상세히 전수할 방침이다.

'맛무한돈가'가 제주도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전수창업 계약이 이뤄지면 교통비의 절반을 제공하고 경우에 따라 양씨가 해당 매장을 직접 방문해 전수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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