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1등 PB의 최고 덕목은...'공감'

더벨 김용관 기자, 신민규 기자 2013.03.1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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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인사이드]①서충모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상무

더벨|이 기사는 03월13일(11:05)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최근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한 한석규는 "나의 단점 중 하나가 상대방을 편하게 만들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석규는 "유머 있는 사람이 부럽기도 하고, 그런 사람들이 나에게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 미안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래서 사람 만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있어 최고의 덕목은 '편안함'인 것 같다. 우리투자증권 (12,570원 ▼60 -0.48%) 프라이빗 뱅커(PB) 중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서충모 상무가 그랬다. 경상도 억양이 여전한 말투, 옆집 형님같은 수수한 인상은 머릿 속에 그리던 정형화된 PB의 이미지와 정반대였다. 2시간 약간 안되는 인터뷰 시간이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낯선 사람과의 인터뷰는 항상 곤욕이다. 사람 만나는게 일인 기자도 이런 사람을 만나기는 흔치 않다. 의도한 것 같지는 않은데 이상하게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인터뷰 말미에 "제 돈도 좀 맡아주세요"라고 부탁할 뻔했다.



굳이 인터뷰를 안하겠다는 그를 PB업계 이야기나 듣자며 설득했다. 부자 고객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외부에 공개되는게 부담스럽다는 이유였다. 지난 5일 고급스러움이 물씬 풍겨나는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 26층에 있는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에서 그를 만났다.

우리투자증권은 초고액자산가(VVIP)를 상대하는 지점을 브랜드화시켜 '프리미어 블루'를 만들었다. 지난 2011년 메릴린치 PB 사업부를 인수해 강북센터를 오픈했다. 5개 VVIP 프리미어 블루 센터 중 수익이 가장 많이 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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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거리를 만들어라

- 우리투자증권에는 2011년에 오신거죠?

▲1992년 보람은행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어요. 서울 서소문에 위치한 보람은행 삼성센터에서 지점 생활을 시작하다 청담동 지점으로 발령나면서 PB를 업으로 삼았습니다. 5년 정도 하나은행에서 PB로 근무하다 2000년 8월 메릴린치에 합류했죠. 하나은행에서 같이 근무하던 PB 한명이 조인할 것을 권유했고 그 때 큰 고민하지 않고 옮겼어요. 2011년 우리투자증권이 메릴린치 PB사업부를 인수했으니 외국계 증권사에서 11년간 PB로 근무한 셈이네요. 메릴린치에서 함께 시작한 사람이 7명인데 남아있는 사람이 나 한명이에요. 증권사가 잘 맞았나봐요.

- 돈많은 고객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예탁자산이 1조원 정도 되나요?

▲ 개인고객 10명 정도,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예탁 자산도 그렇게 많지 않은데 구체적인 수치는 좀···. 대부분 사업가인데, 중견 기업 오너들이 많아요. 해외에서 공장을 운영할 정도로 규모가 큰 사업가도 있어요. 나이는 70~80대가 많고, 50대도 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은 한명도 없습니다. 대부분 메릴린치 때 관계를 맺은 고객들이에요. 예전에는 고객들이 꽤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줄였어요.

- 고객들을 자주 만나시나요?

▲ 자주 안만나요. 많으면 한달에 2~3번, 보통 한달에 1번 정도 만납니다. 사무실 찾아가서 미팅하는 정도. 사업하는 분들이니 얼마나 바쁘겠어요. 저까지 찾아가서 귀찮게 하면 안되잖아요. PB는 말을 많이 하면 안 좋아요.

- 깐깐한 부자들을 자기 고객으로 만드는 노하우 같은게 있을 것 같은데?

▲ 처음 메릴린치에 왔을땐 중견 기업 오너들에게 무작정 전화를 돌렸어요. 비서들에게 전화 남기면 대부분 리턴콜이 왔습니다. 메릴린치라는 브랜드 파워가 영향을 미친 거 같아요. 메릴린치는 당시 전세계 PB들을 한곳에 초청해서, 예를 들어 플로리다에 있는 최고급 리조트에 불러모아서 경험을 공유하고 PB들의 능력을 키웠죠.

이런 경험들이 고객들과 만날 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원천이 됐어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거리를 많이 갖고 있는 것, 그리고 고객과 만날 때 기분 좋은 사람이 되는 것, 이게 PB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거 같아요. 바꿔놓고 생각하면 재미없는 사람과 있고 싶겠어요?

◇복리 개념에 강한 부자...주식보다는 해외 채권 등 외국자산 주목

- 부자들은 어떤가요. 깐깐하지 않나요?

▲ 큰 부자들은 리스크 테이킹을 잘하는 것 같아요. PB 입장에선 ‘사업가'가 그래서 더 편해요. 이 분들은 시장 상황이 안 좋을 때 오히려 적극적인 것 같습니다. 스케일이 크죠. 손실날 때 빨리 접는 판단도 빠른 것 같고.

그리고 복리개념에 강해요. ‘한번 부를 움켜쥐면 결코 놓지 않는다, 이게 나중에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신거 같아요. 돈 많아도 배울게 없는 사람은 별로인데 제 고객들은 배울 점이 많은거 같아요. 그리고 제조업하시는 분들은 금융으로 큰 돈 벌 생각 없어요. 말 그대로 자산관리죠. 큰 돈은 사업으로 버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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