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받은 자연냉각 크림생맥주로 창업시장 돌풍 일으켜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3.03.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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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냉각 크림생맥주 전문점 ‘플젠’ 김양호 대표
인테리어 카페처럼 바꾼 후 가맹상담 2배 급증해


“같은 값이라면 전기밥솥에 한 밥을 드시겠습니까, 가마솥에 한 밥을 드시겠습니까? 당연히 가마솥에 한 밥이 훨씬 맛있죠. 맥주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연냉각 크림생맥주 전문점 ‘플젠’(www.plzen.co.kr)의 김양호(45) 대표는 모두가 전기로 급속냉각한 생맥주를 판매하던 시절, ‘자연냉각 방식’의 새로운 생맥주를 선보여 맥주전문점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김 대표는 대학을 졸업하고 한 맥주전문점 프랜차이즈 회사에서 10년 가까이 일했다. 그는 이 회사에서 일하면서 항상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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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공장에서 만들어진 생맥주가 일반적으로 상온에서 보관, 유통되면서 맛이 떨어지는 것이 늘 안타까웠습니다. 맥주 맛의 생명은 온도에 있는데 말이죠.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상온에서 데워진 맥주를 전기냉각기를 통해 급속히 냉각시키면 생산될 당시의 맛을 영원히 되살릴 수 없다는 데에 있었습니다. 저는 조금만 노력하면 원래의 맥주 맛을 되살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고민하지 않더군요.”



김 대표는 독립해 자신이 직접 이 문제를 풀어보고 싶었다. 그는 2006년 자신의 전 재산이었던 집을 담보로 자금을 마련해 플젠을 설립했다. 그리고 그동안 자신이 구상했던 아이디어를 토대로 얼음을 이용한 자연냉각기를 만들었다.

자연냉각기란 디스펜서(생맥주를 추출하는 기계) 내에 생맥주가 통과하는 120m 길이의 냉각관을 두고, 그 주위에 얼음을 가득 채워 맥주가 얼음에 묻힌 냉각관 속을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시원해지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자연 냉각시킨 생맥주는 전기를 이용해 급속 냉장한 맥주와 달리 저온상태(1~2도)에서 서서히 숙성되기 때문에 맥주 본연의 깊은 맛이 살아있고 목 넘김이 부드럽다.


얼음이 수북이 담긴 자연냉각기는 맥주통을 연상시키는 오크통 모양으로 만들어 자체로도 훌륭한 장식효과가 있고, 전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동이 자유로워 여름철에 매장 밖에 비치하면 보기만 해도 시원해 손님을 끌어들이는 효과도 있다. 이 이동식 자연냉각기는 현재 특허등록 되어 있다.

김 대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 철저하게 자신을 차별화했다. ‘크림생맥주’가 그 예. 크림생맥주는 생맥주가 나오는 노즐을 미세하게 만들어 일반 맥주거품보다 미세하고 부드러운 크림을 만든 뒤 이 크림을 맥주 위에 부어 주는 것이다.

크림은 맥주의 목 넘김을 부드럽게 해줄 뿐만 아니라, 탄산가스가 날아가는 것을 방지해 끝까지 신선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맥주의 상쾌함을 살리면서도 마치 카푸치노 커피처럼 감미로운 맛을 느끼게 해주는 크림생맥주는 특히 여성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크림생맥주라는 명칭도 김 대표가 직접 만들어 붙였다. 이 기술 역시 김 대표가 1년여 간의 연구 끝에 직접 만들어 현재 특허 출원 중이다.

플젠의 경쟁력은 맥주 맛에만 있지 않다. 레스토랑 수준의 다양한 요리 메뉴와 카페를 연상시키는 세련된 인테리어로, 단순한 호프집을 넘어 새로운 외식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플젠은 독일식 수제 소시지를 비롯해 40여 가지의 퓨전 양식 메뉴를 내놓는다.

식사와 음주를 한 자리에서 즐기며 폭음을 자제하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 이는 식사대용으로도 손색이 없는 레스토랑 수준의 다양한 요리 메뉴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는 것.

메뉴가 많아도 가맹점의 주방업무 부담은 크지 않다. 안주 메뉴에 사용되는 모든 식재료의 70% 이상을 본사로부터 가공된 상태로 납품받기 때문이다.

인테리어는 기존 유럽풍의 고전적인 분위기에 모던함과 세련미를 더했다. 지난해 플젠은 카페를 연상시키는 밝은 회색과 브라운 톤의 컬러로 간판과 매장 벽면을 화사하게 바꿨고 매장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도록 통유리로 벽면을 만들었다.
특허 받은 자연냉각 크림생맥주로 창업시장 돌풍 일으켜
덕분에 플젠은 어두운 술집 분위기를 탈피해 일반 술손님 외에 가족단위의 외식손님, 만남과 대화를 즐기려는 젊은 여성들, 동호회 모임 등 다양한 계층의 손님들이 즐겨 찾는 장소가 되고 있다. 지하 또는 2층 매장을 선호하는 일반 맥주집과 달리 1층 매장을 고집하는 것도 플젠이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맥주전문점을 표방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소비자에게 편안한 만남과 대화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고급 카페 같은 매장을 운영한다는 심리적 만족감 덕분에 가맹점주의 프라이드도 높여주었다”고 말했다.

덕분에 플젠은 인테리어 리뉴얼 이후 가맹문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리뉴얼 디자인은 신규 가맹점부터 적용하고 있으나 기존 가맹점의 리뉴얼 요청 문의도 급증했다.

김 대표는 학사장교 출신으로 업계 내에서 강직하기로 소문나 있다. 원칙을 지키는 엄격함과 직원 및 가맹점에 대한 책임감이 몸에 배어 있다. 덕분에 가맹점주들 사이에 신뢰도 높다.
“플젠 가맹점주들은 대부분 1억원 미만의 소자본으로 창업하는 생계형 창업자들이예요. 이들이 실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몸에 배어 있는 것 같습니다.”

김 대표는 가맹점을 개설할 때 상권분석을 철저히 해 장사가 잘 되지 않을 것 같은 곳에는 가맹점을 내주지 않는다. 소위 오더맨을 통한 가맹점 수 늘리기도 하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고객의 안전한 귀가를 위해 ‘안심귀가 보험 서비스’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원칙경영 덕분에 플젠은 지난해 조선일보가 주최하고 한국품질경영학회와 한국소비자안전학회가 후원하는 ‘2012 대한민국 품질만족대상’에서 맥주전문점 부문 최우수 브랜드에 선정되었다.

현재 플젠은 전국 약 100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150호 가맹점 오픈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가맹점과 가맹본부가 공생하는 관계를 정착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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