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도 회사채 발행에 소극적이던 태도에서 벗어나 자금조달 창구로 적극 활용하면서 발행 주관을 맡으려는 증권사들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계열사별로 삼성SDI (384,000원 ▼3,500 -0.90%)가 이달 3년 만기 회사채 2000억원, 삼성정밀화학이 5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삼성정밀화학 (49,300원 ▲2,200 +4.67%)은 지난주 주관사 선정을 위해 증권사들로부터 제안서를 받았다.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은 쌍용건설 워크아웃(기업회생절차) 돌입 등 건설업계 리스크 재부각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7일 수요예측에서 발행규모의 4배를 넘는 투자수요가 몰린 가운데 3000억원 규모의 3년물과 5년물 회사채 발행을 진행하고 있다.
2010년까지만 해도 회사채 시장에서 삼성이라는 이름을 듣기는 쉽지 않았다. 2010년 그룹 전체 발행액은 5000억원을 갓 넘었다. 하지만 2011년 발행액이 2조원을 넘어서더니 지난해에는 3조5000억원을 웃돌았다. 발행사도 삼성물산, 삼성테크윈 (290,000원 ▲6,000 +2.11%), 삼성토탈, 제일모직 (0원 %), 삼성정밀화학, 삼성중공업 (10,180원 ▼680 -6.26%), 삼성SDI, 호텔신라 등 그룹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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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삼성그룹의 회사채 발행 증가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카드 (40,600원 ▼600 -1.46%)(3500억원), 삼성디스플레이(5000억원), 삼성테크윈(2000억원) 등 올해 회사채 만기를 앞둔 주요 계열사만 해도 차환 발행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삼성물산의 경우 2009년 발행한 회사채 3년물 금리가 7.09%였지만 이번 발행금리는 3%대로 낮아질 것으로 보여 금리 갈아타기 효과가 상당하다.
삼성 효과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특히 업황 침체 장기화로 자금사정이 열악한 건설, 태양광업계에서는 삼성발 투자수요 회복세에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당장 지난달 삼성물산이 건설사 회사채 시장에 조금이나마 숨통을 틔워준 데 이어 대규모 태양광사업 투자를 앞둔 삼성정밀화학이 관련 투자수요를 얼마나 모을지 관심사다. 앞서 한화케미칼 (26,100원 ▲350 +1.36%)의 경우 태양광사업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냉랭한 반응 속에 지난달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참패했다.
채권시장 한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를 결정할 때 회사 자체의 신용도나 상환능력을 우선하긴 하지만 건설이나 태양광 등의 경우 시장 분위기에도 신경쓸 수밖에 없다"며 "삼성 같은 우량 기업 효과가 계속되면 심리적인 경색을 푸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