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 건물 2.6억에 사더니, 月800만원 '돈방석'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13.02.2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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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숨은 고수에게 듣는다]<9>김경만 경매 투자 전문가

편집자주 부동산시장에는 수많은 전문가가 있다. 특히 유명세를 타지는 못했지만 자신만의 노하우를 무기로 전문가 영역을 구축한 재야의 숨은 고수들이 있다. '경험만큼 좋은 스승은 없다'는 말은 부동산투자에도 어김없이 적용된다. 그들은 오랜 기간 경험과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남다른 내공을 쌓았고 온라인을 통해 일반인들과 정보를 공유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머니투데이는 이런 숨은 부동산 고수들을 직접 만나 실전투자의 노하우를 간접 경험해보는 동시에 그들의 실패 경험을 통해 투자의 지혜를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그들이 말하는 '2013년 부동산시장 전망'도 함께 들어본다.

40억 건물 2.6억에 사더니, 月800만원 '돈방석'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인근에 위치한 감정가 40억원의 대지면적 237.6㎡, 4층짜리 근린상가 건물을 26억6000만원에 낙찰받았다.

 6%대 금리로 24억원을 대출받아 실제 투자금액은 2억6000만원. 건물은 리모델링될 예정이다. 인테리어 비용으로 총 3억원을 투자하면 매월 2000만원의 임대료를 받아 은행이자를 내도 한달에 800만원가량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김경만 경매 지분 전문 투자가ⓒ이재윤 기자↑김경만 경매 지분 전문 투자가ⓒ이재윤 기자
 경매에서는 '매번 새로운 전투'를 해야 한다고 소개한 김경만씨(사진)는 경매를 전문으로 하는 전업투자자다. 올해로 9년째 경매투자만 하는 그는 "부동산투자 중에서도 매년 25%가량의 수익률이 가능한 것은 경매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가 경매를 시작한 이유는 불안함 때문이다. 마흔을 앞둔 2003년 어려워진 사업을 포기하고 10년간 운영하던 1층 상가를 처분했다. 3억3000만원에 팔아 7000만원의 이익을 보면서 '이거다' 싶은 마음에 부동산을 시작했지만 막상 두려움이 앞섰다. 안전한 부동산 거래 방식을 찾던 중 경매를 알게 됐고 이때부터 경매에 파고들었다.



 ◇경매로 돈 벌지 못하는 이유?
 김씨는 경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권리분석 등의 법률관계보다 '입지'를 꼽았다. 다른 부동산투자처럼 경매도 입지가 우선이란 것이다. 저렴한 가격에 혹해 입지를 제대로 알아보지 않아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소액으로 경매에 뛰어든 투자자들에겐 '참을성'을 강조했다. 1억원짜리 경매 매물의 경우 현금이 최소 2000만원이면 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지만 이같은 물건으로 수익을 거두기는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씨는 "1억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하면 최대 5억원 규모의 입찰에도 참여가 가능해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더 좋은 물건을 확보할 수 있다"며 "값이 높은 입찰일수록 경쟁은 낮은 반면 수익률은 더 높다"고 말했다.


 입찰 참여 기준으로는 수익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매매로 수천만원의 이익을 얻기보다 우선은 월세 등을 통해 수익성을 올릴 수 있는 매물에 입찰하기를 주문했다. 매매차익을 얻기 어려울 경우 월세로 현상유지는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경매에 전문가는 없다"
 김씨가 경매에서 매번 성공만 한 것은 아니다. 그는 실패사례를 털어놓으며 "경험을 쌓아가면서 실수를 줄여나갈 뿐"이라며 "경매에선 전문가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4년 전 경기 수원시 장안구에 감정가 6억원선인 주상복합아파트의 198㎡ 규모 1층 상가를 1억7600만원에 낙찰받았다. 싼값에 낙찰받았지만 공사비를 받지 못한 시공업체가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었다. 결국 대법원까지 갔지만 패소 판결을 받았고 낙찰가보다 낮은 가격에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가 입찰매물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선 "직접 살거나 운영하고 싶은 곳"이라고 잘라 말했다. 자신이 살기 좋은 곳은 누구나 살고 싶어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여유를 가지고 투자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무조건 경매만 쫓아다닌다고 수익이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진짜 살고 싶은 곳을 골라 그 지역의 매물을 찾아보고 없으면 여유를 갖고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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