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카드 명세서를 뜯어봐라

머니위크 성승제 기자 2013.03.0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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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신용카드 패러다임이 바뀐다- 축소된 부가서비스, 신용카드 똑똑하게 쓰는 법

소비패턴 파악 후 할부·포인트 전용카드 등 선택

주부 김주연씨(35)는 최근 할인마트에서 30만원치의 물건을 구입하고 3개월 무이자할부로 결제했다. 카드사들이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에 따라 2월18일부터 무이자할부서비스를 중단했지만, 김씨가 소지한 카드는 무이자할부서비스가 가능해서다. 이유는 할인마트 전용카드였기 때문.
 
김씨는 "카드사들이 각종 규제 등으로 부가서비스 혜택을 줄이고 있지만 일부 할인마트 전용카드는 여전히 무이자할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카드 부가서비스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소비성향을 잘 파악해 내게 맞는 카드를 발급 받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사진_뉴스1 안은나 기자

신용카드사들이 잇따라 부가서비스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현대카드, 하나SK카드 등 대형카드사들은 지난해부터 포인트 적립과 할인혜택 등을 기존보다 50% 이상 줄였다. 여기에 최근 무이자할부도 전격 폐지하고 항공마일리지 제공도 축소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고객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부가서비스를 줄이는 이유는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어서다. 여기에 올해부터 시행된 부가서비스 혜택 규제도 힘을 보탰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부가서비스 혜택 축소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김씨처럼 눈치 빠른 소비자는 벌써부터 자신에게 유리한 카드가 무엇인지 파악해 쏠쏠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번 기회에 나도 눈치빠른 소비자가 돼 보는 것은 어떨까.
 
◆신용카드 소비전략 바꿔라
 
소비자가 카드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시해야 할 것은 자신의 소비패턴을 파악하는 일이다. 하지만 카드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복잡해 자신의 소비스타일에 맞는 카드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이 경우 우선 부가서비스 혜택을 세분화 해보자. 카드 부가서비스는 크게 포인트와 할부서비스로 나뉜다. 자신이 포인트에 관심이 많은지, 혹은 할부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지를 판단한 후 카드를 선택하면 된다. 만약 할인마트에서 생활용품 및 가전제품을 많이 구입하면 할부 전용카드를, 주유와 레저·쇼핑·외식 등에 소비가 많으면 포인트 전용카드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할부서비스도 상시할부와 이벤트용 할부로 나뉜다. 운전과 쇼핑을 많이 할 경우엔 주유카드와 쇼핑전용 상시 할부카드를 선택하면 되고, 경품 및 문화에 관심이 높으면 이벤트 카드가 적절하다.
 
또 상시 할부카드는 주유카드나 쇼핑카드라도 회사에 따라 포인트가 다르게 적용된다. 따라서 주유 전용카드 중 포인트 및 할인율이 높은 카드를 선택해 발급받는 것이 유리하다.
 
만약 소비패턴을 잘 모를 경우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카드사에 문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카드사들은 고객의 소비패턴에 맞춰 자신에게 맞는 카드를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홈페이지를 검색하면 자신에게 맞는 카드를 추천하는 코너가 있다"면서 "앞으로 카드 부가서비스 패러다임이 바뀌는 만큼 홈페이지를 자주 확인하거나 카드사 직원의 도움을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카드를 발급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사진_뉴스1 박철중 기자

◆은행계 카드·전업계 카드, 뭐가 좋을까
 
시중에 출시된 신용카드는 종류만 해도 수백가지에 이른다. 따라서 어느 카드를 발급받는 것이 유리한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 또 은행계 카드와 전업계 카드 중 어떤 것이 나에게 맞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자신의 은행계좌를 먼저 살펴보자. 은행 대출, 예·적금 등 금융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면 은행계 카드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대출 예정자의 경우 카드소비에 따라 수수료 및 금리인하 혜택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인 카드선택이 중요하다.
 
반면 소비용 지출수단일 경우 포인트를 모으거나 할인서비스가 다양한 전업계 카드가 유리하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이들은 기업과 연계된 상품이 많아 다양한 할인혜택과 무이자할부 등이 가능하다. 또한 통신요금이 많으면 비씨카드나 하나SK카드 등 통신사와 연계된 카드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체크카드가 신용카드보다 소득공제 혜택이 더 많은 만큼 체크카드 사용을 늘리는 것이 좋다. 이보우 단국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앞으로 신용카드에 대한 소득공제가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지금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같이 사용하되 점진적으로 체크카드 사용량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소비자가 어떤 카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도 있고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패러다임 바꾸세요
 
신용카드에 부가된 공짜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부가서비스 축소가 손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는 그동안 카드사들이 가맹점수수료를 통해 소비자에게 무이자할부와 할인혜택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가맹점의 카드수수료가 크게 낮아져 이러한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되는 추세다.
 
또 앞으로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호주처럼 가맹점수수료를 고객이 부담해야 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국과 호주, 일본 등은 가맹점수수료를 사용자가 내는 것으로 인식돼 있다.
 
이보우 교수는 "부가서비스는 공짜라는 개념을 이제는 바꿔야 할 시기가 왔다"면서 "우리나라는 그동안 상당히 높은 가맹점수수료를 용인해왔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이러한 패러다임은 크게 바뀔 것이다. 소비자들도 반발보다는 카드경영 정상화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렇다고 당장 현금을 쓰라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신용카드에 대한 부가서비스 혜택이 많이 있다"며 "따라서 신용카드를 이용하되, 언제든지 체크카드와 현금으로 소비를 교체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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