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가전 세계 1위 놓고 삼성 LG 기싸움 치열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이창명 기자 2013.02.2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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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G프로젝트' 발표에 삼성전자 신제품 공세

삼성전자가 2015년 가전 세계 1위를 목표로 개발한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냉장고는 기존 홈바를 전면으로 확대해 냉장실을 2개로 분리했고, 세탁기에는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자동으로 투입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에어컨에는 항공기 제트엔진 기술을 접목시켜 찬바람을 더 멀리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21일 서초사옥 다목적 홀에서 첨단기능의 2013년형 프리미엄 가전 '9000 시리즈' 제품을 일제히 선보였다. 앞서 지난 19일 신제품을 공개한 LG전자도 2015년 세계 1위를 목표로 내세워 자존심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 냉장실 2개로 쪼갰다 '지펠 푸드쇼케이스 FS9000'
새롭게 선보인 지펠 푸드쇼케이스 FS9000 냉장고는 수납공간을 확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냉장실 문 전체에 홈바 개념을 적용해 냉장실을 두 개로 분리, 안쪽에는 사용 빈도가 낮고 부피가 큰 식재료를, 바깥쪽에는 음료수와 자주 먹는 음식들을 간편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양쪽 문의 색깔을 달리한 디자인도 파격적이다. 또 지난해 지펠 T9000에서 채용했던 상칸 냉장, 하칸 냉동 방식이 아니라 양문형 냉장고의 기본 공식(왼쪽 냉동, 오른쪽 냉장)을 그대로 따랐다.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장 겸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은 “T9000의 경우 연령대가 다소 높고 가족 구성원이 많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반면 이번 신제품은 보다 젊고 가족수가 적은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지펠 푸드쇼케이스 FS9000'은 834ℓ 3종, 856ℓ 3종 등 총 6개 모델이 출시되며 출고가격은 377만~447만원이다.

◇ 세제·유연제 자동투입… 에어드라이 방식 최초 적용
세탁기 '버블샷3 W9000'은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빨래량에 맞춰 자동으로 투입해 준다. 빨래를 할 때마다 계량컵으로 세제 양을 맞춰야 했던 불편함을 없앴고 누구나 손쉽게 세탁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물을 사용하지 않고 건조하는 에어 드라이 방식을 국내 최초로 적용했다. 3kg의 세탁물을 건조할 경우 습한 공기를 외부로 배출하기 위해 버려지던 52ℓ의 물을 아낄 수 있고 건조 시간도 절반으로 줄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지난달 공개한 '삼성 스마트에어컨 Q9000' 에어컨도 함께 선보였다. Q9000은 업계 최초로 실내기에서 흡입한 공기를 즉시 찬 공기로 바꿔 주는 '하이패스 냉방 방식'을 채택했고 3개의 특수 팬을 채용해 강력한 '하이패스 회오리 바람'을 뿜어낸다.

'버블샷3 W9000'은 8종으로 약 180만~235만원에, 'Q9000'은 48.8~81.8㎡의 사용면적을 기준으로 250만~520만원에 판매된다.

◇ 삼성 vs LG, 2015년 가전 세계 1위 목표
윤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015년 가전 세계 1위 달성을 위한 청사진도 공개했다. 그는 "중저가형 시장 공략을 위해 '305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2015년 생활가전 세계 1위를 달성하기 위해 180억~200억달러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전 세계 1위 달성을 위해 프리미엄 제품을 계속 선보이는 동시에 규모가 큰 보급형 시장도 함께 공략하는 투 트랙 전략인 셈이다.

그는 "글로벌 가전시장 규모가 2500억달러 수준인데 경제상황과는 관계없이 잘하는 회사와 못하는 회사의 차이는 결국 환경이 어려울 때 격차가 벌어진다"며 "2015년 매출 목표는 180억~200억달러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LG전자 역시 2015년 가전 세계 1위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조성진 LG전자 사장은 지난 19일 신제품 발표회에서 'G프로젝트'를 소개했다.

현재 에어컨 시장을 제외한 냉장고와 세탁기는 각각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2개 제품군으로만 글로벌 업계 1위에 올라서긴 어렵다. 현재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 1위와 2위로 알려진 월풀과 일렉트로룩스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19조9570억원, 18조8000억원 수준으로 180억달러 내외다.

반면 지난해 삼성전자 CE부문 중 TV 등을 생산하는 VD사업부(35조원)를 제외한 생활가전 사업부 지난해 매출은 대략 13조원, LG전자의 HA사업본부의 같은 기간 매출은 11조2200억원이다. 에어컨 사업을 하는 AE사업본부까지 합치면 16조원을 조금 밑도는 규모다.

현재 에어컨 시장은 일본과 중국, 청소기 시장은 유럽업체들이 독보적인 기술력과 마케팅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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