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도 돼! '19금 음료수' 뜬다

머니위크 문혜원 기자 2013.03.0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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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커지는 무알코올 맥주 시장…"통념상 성인용 음료로 봐줬으면"

잠잠하던 무알코올 맥주시장에 하이트진로음료가 가세하며 시장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하이트진로의 자회사인 하이트진로음료는 지난해 말 무알코올 맥주 '하이트제로'를 출시하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이트제로는 하이트맥주와 동일한 공장에서 생산하는 음료로 알코올 함량을 소숫점 셋째자리까지 낮춘 게 특징이다. 현재 편의점과 할인점은 물론 고속도로와 음주게임이 금지된 강원랜드에서도 판매가 허용됐다. 하이트제로는 출시 첫달인 지난해 12월 판매량이 당초 월평균 목표판매량의 3배를 넘어서며 예상 외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술을 강권하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무알코올 맥주는 더욱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판매처를 더욱 확대해 일반 음식점에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_류승희 기자

무알코올 맥주는 술을 마실 수 없는 환자나 운동선수, 임산부 등이 선호한다. 알코올이 없으면서도 맛은 맥주 맛에 가까워 맥주 대체제로 음용하는 것. 엄밀히 말해서 무알코올 맥주는 '맥주'가 아닌 음료수다.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으로 일반 탄산음료 수준이거나 이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 식약청에서는 아예 '맥주'라는 표기도 하지 못하게 막았다. 실제 맥주와 혼동을 줄 수 있어서다.

무알코올 맥주 브랜드는 이미 20여종에 달하지만 판매 경로는 인터넷이나 노래방으로 한정됐다. 할인점까지 진출하게 된 건 최근의 일이다. 무알코올 맥주인 '밀러맥스라이트'를 수입하는 엠코리아의 영업총괄 담당자는 "예전에는 노래방에서나 판매됐지만 최근 들어서 할인점에도 공급되기 시작했다"며 "덩달아 무알코올 맥주의 판매량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일부 할인마트에서 무알코올 맥주 코너를 따로 둘 정도로 시장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소매점에 무알코올 맥주가 진출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도 많다. 특히 편의점과 같은 소매점으로부터 청소년에게 팔아도 되는지 문의가 빗발친다. 제품의 크기 때문에 편의점의 음료 칸이 아닌 맥주 매대에 놓을 수밖에 없어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앞으로 일반식당으로 판매처가 확대되면 어린 아이들이 마셔도 되는 음료인지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도 커보인다.

이와 관련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엄밀히 말해서 남녀노소가 모두 마실 수 있으니 법적이나 건강상의 문제는 없지만 사회적인 통념과 정서적인 문제로 미성년자에게 판매하는 건 권장하지 않는다"며 "맥주음료는 성인을 위한 음료수로 봐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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