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치킨집은 안 망할 줄 알았는데”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3.02.20 14:33
글자크기
“한평생 모은 돈인데 치킨장사 했다가 다 날렸죠.”

직장은퇴 후 치킨창업으로 뛰어든 이건중(가명·57세) 씨의 말이다. 얼마 전, 그는 인생 전부를 걸었던 치킨전문점 ‘00치킨’의 폐업신고를 했다. 치킨이 창업인기 아이템이라는 말에 곧바로 시작했지만 날이 갈수록 매장방문객보다 경쟁업체 진입만 눈에 띄게 증가했다.

대형프랜차이즈의 브랜드력과 유통망 확보, 전문화된 마케팅 등은 소자본 독립창업의 운영저하를 부추겼다. 대형 프랜차이즈 정책규제도 생겼지만 동네 음식점 10개 중 7개가 치킨집이다보니 경쟁강도를 감내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창업자들만 속출했다.



지난 5일 KB금융경영연구소가 10년간 KB카드 가맹점을 대상으로 개인사업자 정보를 분석한 ‘국내 치킨비즈니스 현황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치킨전문점만 총 7만 4,000여개로 매년 7,361개씩 새로 생겨났지만 현존하는 치킨전문점은 연평균 2,348개 수준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5,013개는 매년 휴·폐업을 한다는 뜻이다.



◇ 남 따라 했다가는 망하기 십상
이처럼 인기아이템만 믿었다가 가게문을 닫거나 무작정 장사 잘 되는 집을 따라 했다가 부채증가로 폐업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고객들도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그 맛과 정성을 알아본다.

유태상 한국외식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인기아이템 치킨이 우후죽순으로 무너지는 사실만 봐도 국내외식경기 침체를 알 수 있다.”며, “자본력과 구동력이 현저히 부족한 소자본 창업자들의 삶은 여전히 한겨울을 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12년 3분기 ‘한국 외식업 경기지수’ 발표에 따르면 3/4분기 외식업 경기지수가 70.70으로 나타났다. 2012년 외식업 경기지수의 1/4분기(70.98), 2/4분기(70.88)에 이어 3분기에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누구나 음식장사 하면 남는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고 있다. 외식경기가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업종마다 자체적인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소비심리를 분석하고, 트렌드를 좇아 ‘블루오션’을 찾는 움직임이 요구되고 있다.

◇ 치킨시장 불황 속 분식으로 일내다
창업전문가들은 외식산업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치킨’이 불황기를 맞았다면 떠오르는 아이템으로 ‘분식’을 꼽고 있다.

분식메뉴 특성상 최하 4평~5평 정도에서 소자본 창업이 가능해 인테리어비를 절감할 수 있고, 고객들에게도 한끼 든든한 식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식사메뉴에 비해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아딸’ 이나 ‘요기맘’ '생생돈까스' '코바코' '미소야' 등이 분식창업에서 운영되고 있는 브랜드다.

창업자들은 청년취업난과 정년은퇴, 구조조정 등에 내몰린 경쟁상대를 마주하고 있다. 경기침체와 과도한 경쟁구도를 돌파하기 위해 분식메뉴와 같은 ‘황금아이템’ 개발이 필요한 때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