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알통보도' 논란…"한민관이 진보의 화신?"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민아 기자 2013.02.1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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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방송된 '보수·진보 체질 따로 있나?' 보도 화면 (사진=방송캡쳐)▲ 18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방송된 '보수·진보 체질 따로 있나?' 보도 화면 (사진=방송캡쳐)


MBC 뉴스데스크의 '보수·진보 체질 따로 있나' 보도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알통 굵기가 정치적 신념을 좌우한다'는 내용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이 많다.

18일 MBC 뉴스데스크는 "알통의 굵기가 신념에 영향을 미친다"며 두 남성의 사례를 보여줬다. 저소득층을 위한 소득분배에 대한 견해를 묻자 팔의 알통 굵기가 35cm인 남성은 "국가의 과도한 세금은 지나치다"고 말했으며, 알통 굵기가 31cm인 남성은 "세금을 거둬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건 국가의 의무이고 책임"이라고 답했다.



MBC는 이와 관련해 알통이 굵은 남자들 다수는 자신의 경제적 형편에 유리한 이념을 선택하고, 알통이 가는 남자들 다수는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소극적이라는 이코노미스트의 보도를 소개했다.

이코노미스트의 지난해 10월 기사와 이에 인용된 논문의 요지는 "근육질의 남성일수록 자기 이익에 부합하는 정치적 의사 결정을 하는 경향이 나타난다"(men with greater upper body strength more strongly endorsed the self-beneficial position)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근육질인 사람들은 계급에 따라 정치성향이 결정되지만, 마른 사람들은 그런 경향이 훨씬 덜하다(strong men argued for their self interest : the poor for redistribution, the rich against it. Weaklings, however, were far less inclined to make the case that self-interest suggested they would)"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부자 계급인 근육질 남성은 소득분배에 반대하겠지만, 상대적으로 가난한 계급인 근육질의 남성은 소득분배에 찬성할 수 있다. 알통이 굵은 남성은 보수, 알통이 가는 남성은 진보로 구분한 MBC의 보도와는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뉴스가 나간 후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리트윗 된 네티즌 의견은 "MBC 뉴스에서 알통 굵기가 정치 신념을 좌우한다네요. 골상학을 선전했던 나치가 부러웠나봐요. MBC의 이른바 근육정치학, 21세기의 새로운 변종 우생학이로군요"(leeson***)이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unheim)은 뉴스 화면을 캡쳐한 사진을 리트윗하며 "오늘의 오늘의 개그"라고 적었으며, 작가 고종석씨(@kohjongsok)는 "MBC 뉴스데스크 알통뉴스는 초대형 방송사고"라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일부 네티즌들은 직접 논문사이트를 찾아 해석, 비교하는 열의를 보였으며 "MBC 뉴스에 알통 굵으면 보수라는데 나도 힘주면 나름 단단한 팔뚝. 그럼 내가 바로 애국보수다!"(newdon***), "한민관이 '진보의 화신'이라면, 숀리는 '보수의 아이콘'쯤 되려나?"(bjm4***), "내가 왜 사회에 비판적인가 궁금했었는데 내 알통이 아놀드 슈워제네거에 비해 너무 얇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았다는... 이런 놀라운 이치를 깨닫게 한 MBC에 감사해야"(bulko***)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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