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NG는 이날 BofA메릴린치증권을 매각 자문사로 선정, KB금융 지분 블록세일 진행을 위한 수요예측(book building) 작업을 끝냈다. 메릴린치는 이날 장 마감 후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KB금융 주식 1940만1044주(5.02%)를 매각하기로 했고 거래 할인율은 0.7~1.4%로 설정됐다. 주당 3만7480원에서 3만7750원 사이에 딜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보험업으로 커온 ING의 투자를 유치해 직원들을 네덜란드로 연수 보내는 등 지난 10여 년간 유무형의 산업적 노하우를 이전받았다. 은행과 보험이 연계된 방카슈랑스 기법을 도입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려던 목적이다. ING와 같은 해외 금융업체를 안정적인 주주를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KB금융은 지난해 ING가 국내 ING생명 한국법인을 M&A 시장에 내놓자 사실상 우선협상자 자격을 확보해 인수 협상을 진행했다. 당초 100% 지분에 3조원 중반의 가격을 요구했던 ING는 KB금융과 협상 과정에서 매각 합의가격을 2조2000원까지 낮추며 거래를 진행하려고 했다. 그러나 KB금융은 실무진이 협의한 가격을 이사회에서 부결시키며 지난해말 거래를 중단했다.
EU는 ING의 자구적인 구조조정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구제금융 상환 시한을 올해 말에서 오는 2015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ING는 이를 근거로 ING생명 한국법인 매각을 오는 3월부터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그러나 그동안 파트너십을 쌓았던 KB금융이 ING생명 인수를 포기하자 전략적 제휴관계 유지가 더 이상 필요 없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지분 매각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이 시각 인기 뉴스
ING가 KB금융 지분 5.02% 매각에 성공하면 약 70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금은 네덜란드 정부의 구제금융을 상환하는데 쓰인다. ING의 지분 매각으로 인해 상승세를 타던 KB금융 주가는 물량 부담으로 인해 하방압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ING의 지분 처리로 인해 우려되던 오버행 이슈는 사라지겠지만 시장에서 유통되는 물량이 그만큼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주가는 한동안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