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체인지업]2013 프로야구 예상못한 난제가...

머니투데이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2013.02.09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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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구단체제 비오면 6-7일 경기 없는날도.. 잠실도 쉬는 날이 생긴다

해외 전훈이 한창인 2013 프로야구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와 특징은 무엇일까?

변화는 생각할 것도 없이 9구단 체제이다. 1982년 원년 이후 가장 많은 9개 팀들로 구성된 한국프로야구가 800만 관중 시대를 목표로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NC 다이노스의 2013년 1군 진입이 확정된 후 홀수 구단으로 프로야구가 운영되는 것에 대한 문제점이 엄청나게 제기됐다. 이런 논란 때문에 10구단을 조기 창단하는 쪽으로 전체적인 방향이 잡혔고 마침내 수원 연고의 KT가 프로야구 열번째 심장이 됐다.



어쨌든 2014년까지 2년 연속 9구단으로 운영돼야 하고 그 후 2015년 10구단 체제가 된다. 일각에서는 다음 목표는 12구단이라고 하지만 한국야구의 기초 체력을 고려하면 적어도 통일이 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옳다.

돌이켜 보면 이런 주장도 있었다. 수원을 연고로 하는 KT와 전주를 중심으로 하는 전북 연합의 부영이 10구단으로 낙점 받기 위해 뜨거운 경쟁을 펼치자 아예 두 구단을 모두 받아서 11구단으로 2015시즌을 하자는 것이었다.



이럴 경우 다시한번 12구단 경쟁이 펼쳐지게 되고 한국프로야구의 12구단 체제가 더 앞당겨지지 않겠는가 하는 웃지 못할 억지가 부려지기도 했다.

↑우천으로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된 잠실 야구장. ⓒ 사진제공=OSEN↑우천으로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된 잠실 야구장. ⓒ 사진제공=OSEN


9구단 체제의 문제점은 가장 먼저 경기 일정표 작성에서 심각하게 터져 나왔다. 어쩔 수 없이 쉬어야 하는 구단이 생기기 때문인데 롯데가 삼성과 비교하며 흥행이 아닌 승부에 연관되는 불리한 일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결국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더 이상 문제 삼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사상 최초로 일정을 재편성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역사를 살펴봐도 커미셔너 사무국이 천재지변, 파업 등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확정된 경기 일정을 변경한 유례를 찾을 수 없는데 한국야구에 그런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지난해의 경우 한국야구위원회는 새해가 오기 전인 2011년 12월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 때 신년 KBO 다이어리를 참석자들에게 선물했다. KBO 다이어리는 야구 관계자들에게 아주 유용하다. 경기 일정이 표시돼 있고 각종 연락처 등이 모두 정리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금년에는 새해가 바뀌어도 KBO 다이어리를 구경할 수 없었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경기 일정을 재편성했기 때문이다. KBO는 1월7일에야 새로운 경기 일정을 발표했다.

2013 프로야구는 3월30일 개막해 팀당 128경기 팀간 16경기 총 576경기가 열린다.
전년도와 비교할 때 2013 프로야구는 전체 경기 수가 532경기에서 576경기로 44경기가 증가했다. 반면 구단 별 게임 수는 133게임에서 128게임으로 줄었다.

한편으로는 전체 경기 수가 늘어남에 따라 페넌트레이스 전체 일정이 길어져 시즌 개막도 3월30일로 앞당겨졌다. 지난 시즌에는 4월7일 개막됐음을 고려하면 일주일 이상 빨라진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팀간 144경기를 하는 일본프로야구와 가장 많은 162게임을 소화하는 메이저리그가 왜 그 동안 한국프로야구보다 먼저 시즌을 개막했는지 9구단 시대를 계기로 쉽게 알 수 있게 됐다. 그 만큼 시즌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대 변수이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걱정스럽기도 하다. 한국프로야구의 경우 날씨와 상관없이 경기를 진행할 수 있는 돔구장이 없다.

금년 말 서울 고척동 돔구장이 완공되는데 현재까지 서울 연고 두산 LG 넥센 중 홈구장으로 고척동 돔구장을 사용하겠다고 나선 구단은 없다.

↑ 프로야구 경기중 비가 내리자 현수막으로 비를 피하고 있는 관중들. 프로야구 관중 800만 시대에도 한국에는 여전히 돔구장이 하나도 없다. ⓒ사진제공=OSEN↑ 프로야구 경기중 비가 내리자 현수막으로 비를 피하고 있는 관중들. 프로야구 관중 800만 시대에도 한국에는 여전히 돔구장이 하나도 없다. ⓒ사진제공=OSEN
이런 여건 하에 9구단 체제가 되고 페넌트레이스 기간이 길어졌다. 자칫 비가 오는 날이 예비일까지 포함된 일정 상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많아지면 정상적인 운영을 장담하기 어려워진다.

게다가 이번 겨울 유난히 추운 날씨가 오래 지속되면서 여름에는 비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프로야구가 마케팅 측면에서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경기의 연속성이다. 메이저리그를 미국인의 여가 활동(America’s Pastime)이라고 하는 이유가 거의 매일 경기를 하기 때문에 국민의 일상생활과 같은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 돔구장이 지어진 배경도 이러한 야구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9구단 체제에서는 더 쉽지 않다. 정상적으로 진행돼도 1개 구단은 3일이나 2일 연속으로 쉬어야 하는데 만일 휴식 다음날부터 비가 오면 6일~7일 동안도 경기가 없어진다.

지역적으로 비가 오면 그래도 프로야구는 계속되지만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면 프로야구 흥행에 찬 물을 끼얹게 될 가능성이 높다. 2015년 10개 구단 체제로 변하게 되면 ‘비’ ‘장마’ ‘우기(雨期)’ 등이 프로야구의 더 큰 변수가 될 것이 분명하다.

한편으로는 9구단 체제가 되면서 두산과 LG, 두 구단이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어 휴식 겸 이동일인 월요일을 제외하면 페넌트레이스 내내 경기가 편성되지 않는 날이 없었던 잠실구장도 3일 연속 쉬는 경우가 생겼다.

잠실구장을 자주 찾았던 팬들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데 ‘잠실에서는 매일 야구를 한다’는 철칙이 깨졌다. 그러나 금년에는 잠실야구장이 쉬는 날 고교야구 전국대회가 개최되기 때문에 여전히 잠실야구장은 한국 야구의 심장으로 힘차게 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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