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30% 할인" 다하누AZ쇼핑 매장 가보니

머니투데이 화성(경기)=장시복 기자 2013.02.05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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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선운영, 안정궤도 오르면 점포 지분 70% 외부투자자에 매각

편집자주 - 국내 최초 축산유통마트..산지 직거래 등으로 유통마진 줄여 20~30%싸게 판매 - 1호 판교점 투자배당 시작, 연 18~30% 수익 - 1호 성공 바탕, 올 1월 오픈한 동탄점 투자자 모집 - 투자자에 매달 사업실적 투명하게 공개, 다음달 배당 - 투자자는 파트너로 점포 공동경영에 참여

↑다하누 AZ쇼핑 동탄점 외경 ⓒ다하누 제공↑다하누 AZ쇼핑 동탄점 외경 ⓒ다하누 제공


#. 경부고속도로 기흥동탄 나들목(IC)에서 빠져나와 동탄신도시 아파트숲 사이로 약 10분을 차로 달리면 '다하누 AZ쇼핑' 2층 단독 건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강원 영월과 경기 김포에서 한우 직거래 마을인 다하누촌을 운영해온 최계경 다하누 대표(49·사진)가 세운 '축산업계의 하이마트'다. 2011년 10월 판교·수진역점이 첫 오픈했고, 동탄점은 지난 1월 문을 열었다. 육류, 가공축산물 유통업계에서 마트형 매장행태는 다하누가 처음이다.



◇'축산업계 하이마트'...고기의 A부터 Z까지= AZ 매장명은 A부터 Z까지 고기와 관련한 모든 것을 갖췄다는 뜻이다. 최 대표는 "다하누촌을 운영하면서 '한우 뿐 아니라 다른 고기도 가격 부담없이 먹을 수 있도록 품목을 늘려 달라'는 요구가 늘어 AZ쇼핑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45평(148.5㎡) 면적의 1층 매장에 한우·돼지·닭·꿩·오리·양 등 거의 모든 육류와 햄·소시지·육포·곰탕 등 가공축산물 뿐 아니라 채소·양념류·바비큐 용품까지 판매됐다. 여기서 제품을 구입해 2층 식당이나 야외 바비큐장으로 가져가 즉석에서 요리해 먹을 수도 있다.



특히 산지 직거래 등을 통해 유통 마진을 확 줄여 대형마트보다도 최대 20~30% 이상 가격이 싼 게 장점이다. 이는 가업을 승계 받아 30여 년째 '축산업 한 우물'을 파오며 갈고닦은 '고기박사' 최 대표의 노하우와 인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지분 매각 공동 창업' 투자 방식= AZ쇼핑은 기존의 직영이나 가맹점과는 시스템이 다르다. 최 대표는 '지분 매각 공동 창업'이라는 신개념 방식을 내세웠다.

본사가 자금을 선(先)투자해 문을 연 뒤 일정기간 운영해 매출이 일정 궤도에 오르면 매장당 최소 30% 이상의 지분은 계속 보유하되 나머지 최대 70%의 지분을 창업 희망자에게 매각하는 식이다.


가맹본사가 식재료만 공급할 뿐 본사가 마케팅·수익 등을 책임지지 않았던 기존 프랜차이즈의 폐단을 막고 '책임 경영'을 하겠다는 취지다. 투자자로서는 수익성이 검증된 후에 진입하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줄어든다.

매달 전자식 판매관리시스템(POS)을 통해 매출액과 영업익·순수익 등을 매장의 모든 지분 공동 창업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분 투자 비율대로 해당 월의 배당금을 나누게 된다. 배당은 전월 실적을 토대로 배당가능이익을 산출한 후 그 다음달 10일에 이뤄진다. 각 점포의 투자자는 유한 파트너로서 해당 점포의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 외부투자자의 투자한도는 매장 총출자금의 20%로 제한돼 있다.



◇ 1호 판교점 연 18~30%수익 대박

판교점의 경우 1년간 자체적으로 경영을 한 뒤 4명의 외부 투자자를 모집해 지난해 12월부터 배당을 시작했다. 두차례 배당에서 주주격인 투자자는 월별로 투자액의 약 1.5%에 해당하는 배당을 받았다. 연 수익률로 환산하면 18%다. 그러나 이는 영업시기인 지난해 11월, 12월이 비수기여서 최저수익률이란게 회사 측 설명이다.

판교점이 오픈한 2011년 10월21일부터 지난해 말까지 실적을 기초로 하면 투자수익률은 월 2.3% 연 27%에 이른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투자자는 2억원 투자에 월 450만원 이상을 가져가게 된다. 판교점 총출자금은 20억원이며 이중 30%는 회사가 나머지 지분 70%는 외부 투자자가 갖고 있다.



판교점은 이미 외부 투자자 모집이 끝난 상태다. 회사측은 지난달 8일 신규 오픈한 동탄점에 대해 투자자 모집을 진행 중이다. 올 1월 매출은 3억1000만원 정도로 성장세가 판교점 못지 않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판교점의 경우 매장 오픈 6개월이 되는 시점에 월 3억5000만원 매출을, 매장 오픈 1년이 된 작년 9월엔 4억 2000만원을 달성했다. 다하누측에서는 판교점 매장을 오픈하기 전에 연매출 40억원, 월매출 3억 3000만원 가량을 목표로 잡았는데 6개월만에 목표를 달성했다.

다만 수진역점의 경우 판교점과 같은 시기에 오픈했지만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회사측은 투자자 모집시기를 미루고 있다. 판교점 처럼 사업이 안정궤도에 오른 후 투자를 개방하겠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서울 강동구에 계획하고 있는 4호점을 비롯 올해 20개 점포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내년에는 40개, 2015년 60개, 2016년 80개의 AZ쇼핑 매장을 각각 오픈해 2017년 말까지 300개로 늘리는 게 목표다.
↑다하누 AZ쇼핑 동탄점에서 쇼핑하는 고객들 ⓒ다하누 제공↑다하누 AZ쇼핑 동탄점에서 쇼핑하는 고객들 ⓒ다하누 제공


◇"축산물 유통구조 단순화가 수익원천"

AZ쇼핑 판교점 수익률은 그만큼 기존 축산물 유통구조가 복잡하고 왜곡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업계에선 통상 한우 소비자가의 37%가 중간유통비와 마진으로 알려져 있다.

최 대표는 "유통 단계를 줄여 기업에서도 적정한 이윤을 추구하면서도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는 이상적인 유통구조를 만드는 게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 AZ쇼핑 판교점 투자수익률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대기업 임원을 비롯, 잠재 투자자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최 대표는 다른 투자자들도 좋지만 재래시장이나 골목시장 정육점 사장들도 참여하길 바랬다. 그 자신도 독산동 시장에 상경해 사업을 키워와 정육업계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서다.

"대형마트나 SSM(기업형 슈퍼마켓) 등에 밀려 지난 10여 년간 1만여개 정육점이 문을 닫았습니다. 정육점 창업비로 지분 투자를 하고, 그 매장에서 기술자로 취직하면 '투잡' 효과까지 낼 수 있죠."

이밖에 최 대표는 올 상반기 영월에 식품 가공공장을 짓고, 하반기에 곰탕·국밥 브랜드를 내놓으며 사업을 확장할 계획도 갖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은 겨우 38kg 밖에 되지 않습니다. 홍콩(136kg), 미국(120kg), 호주(92kg)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죠. 점차 식생활이 서구화돼 가는 점을 보면 아직 고기 산업의 가능성은 높습니다."
"한우 30% 할인" 다하누AZ쇼핑 매장 가보니


농업회사법인 다하누의 최계경 대표는

별명이 '고기박사'다. 최 대표의 5대조 할아버지가 1885년부터 소장사를 시작한 이래 4대를 이어 가업을 승계했다. 강원 영월에서 태어난 그는 주천농고 축산과를 졸업한 뒤 서울 독산동에 상경해 정육업에 뛰어들었고 국내 최초 삼겹살 프랜차이즈인 '계경목장'을 열기도 했다.

선친의 타계 이후 2007년 귀향해 가업을 이어 한우 직거래 마을인 '영월 다하누촌'을 조성했다. 이후 2009년 경기 김포에도 다하누촌을 열고 2011년부터 축산물 쇼핑센터 다하누AZ쇼핑을 설립하며 축산물 유통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축산 선진화를 위해 이바지한 공로로 강원도지사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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