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 1호' 외국기업이 6년만에 짐싸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13.01.31 10:00
글자크기

(상보)3노드디지탈, 자진 상폐 결정..코웰이홀딩스 이어 두번째

외국 기업으로 국내 상장 1호인 3노드디지탈 (0원 %)이 코스닥 입성 6년 만에 자진 상장폐지한다. 코웰이홀딩스에 이어 국내에 상장된 중국기업이 제 발로 증시를 떠나는 두 번째 사례다.

3노드디지탈은 31일 홍콩 소재 투자법인 3노드인베스트먼트가 내달 28일까지 보통주 3066만2133주(50.94%)를 공개매수하고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워런트로 행사될 신주까지 포함한 잠재 매수주식수는 최대 3153만9325주다. 1주당 공개매수 가격은 1200원.

장 시작 전 공개매수 추진 소식에 3노드디지탈 주가는 곧바로 가격상한선까지 치솟아 1135원에 거래되고 있다.



72년생의 젊은 사업가, 리유쯔슝 회장과 그의 처제 천아이츙이 각각 40.57%, 8.53%씩 회사지분을 보유한 3노드디지탈은 2007년 코스닥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상장 첫날 시초가 2084원에 거래된 3노드디지탈은 2주 후 1만1015원에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이후 '중국기업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홍보대행사만 두는 여타 중국기업들과 달리 3노드디지탈은 공시 전담인력을 둘 정도로 국내 주주들과 소통을 시도했지만 공개매수 발표 전 종가는 988원에 그쳤다.


중국 하남 소재 자회사가 보유한 마그네슘 광산이 희귀금속인 희토류와 유관하다는 루머가 돌며 테마주로 얽혔을 땐 "보유 광산이 희로튜와 무관하다"며 오해를 불식시키기도 했다.

3노드디지탈은 중국경기가 위축되면서 펀더멘탈도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2011년 403만달러의 연결순손실을 거둔데 이어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손실도 243만달러에 달했다.

스피커사업은 최대 고객사인 로지택의 수주량이 급격히 줄었고 데스크탑사업부도 애플의 타격으로 하이얼의 판매량이 위축되면서 3노드디지탈도 타격을 입고 있다.

회사 측은 상장폐지 이후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없으나 회사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3노드디지탈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상장폐지 이유는 경영 효율성 제고"라며 "그 이상의 설명은 듣지 못했다"고 말을 아꼈다.

3노드인베스트먼트의 공개매수 자금 391억원은 자기자금 951만달러와 차입금1750만달러, 지난해 말 린드만 팬아시아 그로스펀에 발행한 전환사채 100억원으로 조달했다. 차임금 1750만달러는 홍콩랜다와 관라이로부터 연이자 4.5%로 조달했다.

3노드인베스트먼트가 지난 7월 설립됐고 금융권 차입과 전환사채 발행 등 자금계획을 실행해온 것을 보면 이미 반년 전부터 공개매수를 통한 상장 폐지를 준비해온 셈이다.

한편 국내 상장 중국기업 중에서는 3노드디지탈에 앞서 2011년 코웰이홀딩스가 주가 저평가를 이유로 자진 상장폐지 한 바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