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인수위 특별사면 갈등…MB-朴 정면충돌하나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김성휘 기자 2013.01.2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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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29일 특사단행 전망, 이동흡 청문회·4대강 부실논란 이어 또 대립

이명박 대통령이 측근을 포함, 임기 중 마지막 특별사면을 이르면 29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반대해 온 박근혜 당선인 측과 충돌이 예상된다.

양측은 앞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4대강 사업 평가 등 굵직한 현안마다 각을 세웠다. '살아있는 권력'과 '미래권력' 사이 갈등이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1월4일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인삿말 하는 이명박 대통령▲1월4일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인삿말 하는 이명박 대통령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다음달 퇴임을 앞두고 설 연휴 전, 이르면 29일 특사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해 왔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7일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특별사면안을 검토해왔다"며 "최근 심의를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사면은 법무부 장관이 대상자를 보고하고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결정한다. 설 이전 국무회의는 오는 29일과 다음달 5일 개최 예정이다.



특사 대상자로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이 대통령의 사촌 처남 김재홍 전 KT&G 복지재단 이사장,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등 이 대통령 측근들이 거론된다. 그 명단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친박(친박근혜)계 홍사덕·서청원 전 의원이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단 1심 선고 직후 항소한 이 대통령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은 제외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특사가 대통령 임의로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법과 원칙에 따른 일이라며 특사 반대론을 일축했다. 이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새누리당이 임기 말 특사 단행에 부정적 입장을 낸 것과 정면 배치된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26일 "부정부패나 비리에 연루된 사람들에 대한 사면은 국민을 분노케 할 것"이라며 "국민 정서와 배치되는 특별 사면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전 정권에서도 대통령 특사가 있었던 데 대해 "정권 말기에 이뤄졌던 특별 사면 관행의 고리를 끊을 필요가 있다"며 "인수위 대변인으로서 (박근혜 당선인에게) 충분히 상의 드렸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도 이 대통령 사면권 집행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현직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 사면권을 남용하는 것은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1월27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를 나서는 박근혜 당선인ⓒ뉴스1▲1월27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를 나서는 박근혜 당선인ⓒ뉴스1
이 대통령과 박 당선인 측이 대립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는 사실상 박 당선인의 첫 인사로 여겨졌다. 하지만 거듭되는 이 후보자 관련 의혹에 일부 새누리당 청문위원들마저 그에게 등을 돌렸다. 인수위 내부에서도 '이동흡 카드' 강행에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소장 임명의 필수요건인 인사청문보고서는 채택조차 되지 못했다.



앞서 박 당선인은 지난 17일 감사원이 4대강 사업 부실을 지적한 감사결과를 내놓은 뒤 "의혹이 있으면 밝히고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대선 당시 4대강 사업에 유보적 태도였고 감사원 발표 직후인 18일만 해도 구체적 입장 표명을 자제했으나 4대강에 부정적 여론이 급격히 확산되자 '신중모드'를 벗어던졌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 이정현 당선인 정무팀장(새누리당 최고위원) 등은 국민 불안과 불신 해소를 내세우며 4대강 사업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이 같은 대립 양상이 박 당선인과 이 대통령 사이에 뚜렷이 선을 그어 궁극적으로 박근혜 정부 차별화에 도움이 되리란 일각의 관측도 있다. 하지만 정권 재창출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사안마다 충돌하는 양상은 자칫 정국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어 낙관적으로만 보긴 어렵다.



한편 민주통합당은 27일 이언주 원내대변인 논평에서 "어떤 이유에서든 측근들에 대한 사면은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고 박근혜 당선인의 새 정부 출범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원칙 없는 특별사면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박 당선인이 책임지고 막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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