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다시"…중국에서 떡볶이 팔아봤더니

머니투데이 이경수 오투스페이스 대표이사 2013.01.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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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다시"…중국에서 떡볶이 팔아봤더니


2011년 7월4일은 베이징 최대 대학가인 우다커우에 오투스페이스의 떡볶이 프랜차이즈 '아딸' 1호점을 오픈한 날이다. 상권분석과 메뉴 개발, 인테리어 콘셉트, 직원 교육 등으로 2년을 준비한 후 2011년 2월에 현지에서 상가 임대 계약을 맺었다. 이후 인테리어를 마치고 매장을 오픈하기까지 다시 5개월이 더 걸렸다.

에피소드? 정말 모든 것이 에피소드였다. 모든 것이 정해진 날짜에, 약속한 대로 이뤄지는 것이 단 하나도 없었다. 간판도 달고 떼기를 3번이나 했고, 페인트도 지우고 칠하고, 지우고 칠하고를 3번 했다.



직접 주문한 주방용품은 막상 배송된 제품을 보니 중고품이었다. 처음에는 화도 냈지만, 나중에는 그냥 웃으면서 이렇게 외쳤다. "다시, 다시"

나중에는 중국 친구들도 "다시?"라고 외치며 잘못된 점을 고쳤다. 이렇게 우리를 도운 중국인들은 한 번에 제대로는 못해도, 화를 내거나 안 한다는 말은 하지 않으니 그것으로 다행이라고 여겼다.



외식업의 해외 진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 솔직히 나는 아직 정답을 모른다. 단지 떡볶이 전문점 아딸이 어떻게 중국에 진출했고, 지금 어떤 상황인지를 보여줄 수는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 팔고 있는 떡볶이와 순대, 튀김, 어묵 메뉴는 맛과 조리법을 한국과 똑같이 가져갔다. 중국인 입맛에 맞추려고 바꾸지 않았다.

단 중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주력 메뉴는 따로 개발했다. 당면 대신 콩을 넣은 두부야채순대(일명 콩순대)와 마라탕(매운 육수에 야채, 고기를 데쳐 먹는 중국식 샤브샤브)을 추가했다.


매장 인테리어는 아딸의 상징이자 중국인이 좋아하는 빨강색과 노랑색을 중심으로 꾸몄다. 인테리어는 최대한 고급스럽게 했다. 주방도 오픈해 홀과 매장에서도 음식 만드는 것을 볼 수 있게 했다.

중국 1호 매장을 오픈하기 직전, 중국 현지에서 직원을 채용해 한국 본사로 불러들여 3개월을 교육시켰다. 한국의 바다와 산, 놀이동산, 한옥마을 등 곳곳을 데리고 다니며 한국 문화를 직접 느끼게 했다. 중국으로 파견 나간 한국 직원은 1년간 중국 직원과 같은 집에서 살고 있고, 같은 밥을 먹도록 했다. 그리고 그 모든 곳에 본사 경영진이 항상 함께 하려고 노력했다.

이것이 얼마나 효과를 냈는지는 모르지만 지금 현재 아딸 베이징 1호점에서 일하고 있는 중국 직원들은 늘 밝고, 자신감이 넘친다. 손님들을 진심으로 대한다.

국내에서 아딸은 조리방법의 체계화를 통해 향상된 맛으로 크게 성공했다. 중국에서도 한국에서 성공한 방식 그대로를 적용할 방침이다. 굳이 한국과 다른 것이 있다면 중국인들은 떡볶이를 잘 모르므로 이를 알리기 위해 주중 대사관 파티나 한중 문화교류 행사, 중국 군대행사 등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2월에 베이징 2호점은 오픈한 아딸은 올해 1월 베이징3호점, 칭따오 1호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처음 중국에 진출할 때 합작이나 현지 투자를 받지 않고, 단독 법인으로 직영점을 고수했던 아딸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에서 가맹점을 모집할 계획이다.

하지만 가맹점수에 휘둘리거나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에서는 한발 한발 천천히, 물러나지 않고, 원칙을 지키면 사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지만 중국에 진출하려는 외식 브랜드라면 다음 말을 꼭 기억하는 게 좋다. 삼년불비우불명(三年不飛又不鳴). 3년을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기다린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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