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스]2013년, 용(龍)과 함께 춤추는 시대의 도래

머니투데이 전병서 경희대 중국경영학과 객원교수 2013.01.15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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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스]2013년, 용(龍)과 함께 춤추는 시대의 도래


엄청난 생산력을 자랑하는 공업혁명으로 일어선 서방국가들은 최근 100년간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늑대들이었다. 그런데 공업혁명으로 일어선 서방의 늑대들이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다 죽었고 이제 남은 건 서양의 늑대들에게 유린당했지만 끈질기게 살아남은 아시아의 용(龍)들 뿐이다.

지금 세계는 서방세계의 소비위축으로 땅 위에 있는 모든 것이 공급과잉인 시대가 왔다. 이젠 생산력을 자랑하는 시대는 갔고 소비를 하는 놈이 왕인 시대다. 미국과 유럽은 그간 펑펑 쓴 빚의 청구서에 짓 눌려 맥을 못 추는 시대가 왔고 대신 투자와 수출로 돈을 모았던 아시아의 소비 시대가 왔다.



5년간 내리 하락한 중국증시가 반등을 했다.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못사는 사람들이 연일 데모 만하는 것 같은 나라 중국 증시가 시진핑이 집권한 작년 11월을 기점으로 용트림을 하고 있다. 뭔가 변화가 있는데 우리는 중국을 제대로 연구하지 않기 때문에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다.

중국은 새로이 부임한 관리는 횃불을 3개나 들고 흔든다는 말이 있다. 중국의 애국심 넘치는 새로운 지도자들은 절대 가만있지 못한다. 뭔가를 만들고 변화를 주도한다. 공대를 졸업한 무관출신들이 30년간 다스린 중국은 연평균 10%의 고성장을 했다. 하지만 국가는 부강해졌지만 13억의 국민은 여전히 가난하다. 칭화대 법학박사 출신의 주석 시진핑과 북경대 경제학박사 출신의 총리 리커창이 새 지도자로 등장했다. 소위 중국에 '문관의 시대'가 왔다.



중국의 경우에는 건국 60주년 신드롬이 있다. 중국의 역대 14개 왕조를 보면 그 중 11개 왕조가 개국 후 60년 즈음이 가장 국가의 기가 세고 잘나가는 태평성대였다는 것이다. 한 나라 때 문경지치((文景之治), 당나라 때 정관지치 (貞觀之治), 청나라 때 강희대제(康熙大帝)의 치(治), 모두 건국 60주년 즈음이다.

중국의 왕조가 건국 후 60년 즈음에 번영기를 누린 것은 인구대국, 농업국가인 중국의 토지분배와 먹거리 그리고 기후와 관계가 있다. 황하강 주변에 모여 산 중국인들은 황하강의 주기적 범람과 인구증가에 따라 먹거리 부족이 주기적으로 발생했다.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농지유실로 식량부족의 악순환이 생기고 결국 먹고 살기 어려운 유랑민의 봉기가 일어나면 정권이 바뀐다. 농업대국이었던 중국 역대왕조의 초기에 태평성대가 이루어진 것은 무엇보다도 혼란기를 거치면서 감소한 인구와 새 황제가 가진 대토지 소유 덕분에 관료와 백성들에게 나누어 줄 토지가 충분했기 때문이다.


중국황제와 토지 그리고 먹거리의 역사에서 보면 지금 사회주의 신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사회주의 신중국의 과거 60년의 경우 지주의 토지를 국가가 수용하면서 농민에게 토지를 분배하면서 일어섰다. 공업화를 이룬 지금 중국은 아직도 인구의 절반이 농민이다.

지난 30년간 공업화를 이룬 중국의 새 지도부는 미래 10년 중국의 성장엔진을 도시화에서 찾겠다고 선언했다. 지금 중국은 인류역사상 최대인 6.9억 명 인구가 도시에 살고 있고 도시화의 진전으로 10-20년 뒤면 미국과 유럽 인구를 합한 것보다 큰 10억 인구가 도시에 살판이다.

시진핑 정부는 앞으로 10년간 4억 명의 농민을 도시민으로 만들어서 여기서 유발되는 투자와 소비를 통해 성장을 이어갈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인당 10만 위안의 도시화 투자를 가정하면 10년에 40조 위안, 한화 7200조원이 투자되는 것이다.

중국은 제18차 당대회에서 내수 소비를 중심으로 GDP규모를 2020년까지 2배로 늘리는 성장 목표를 발표했다. 사회주의 특성상 최고 지도자가 내 뺏은 말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지키는 것이 중국이다. 중국경제가 10년에 두 배로 커지면 중국의 "잘나가는 산업은 10년에 4배"는 성장한다. 잘나가는 산업 중에서 "잘나가는 기업은 10년에 8배"는 성장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한국은 10년에 8배 성장하는 중국의 말을 찾아 그 말의 잔등에 안장을 놓기 만하면 10년에 8배 성장이다.

이젠 제조대국 중국은 잊어버리고 도시화로 일어서는 소비대국으로 중국을 봐야 한다. 용의 후손이라고 자칭하는 중국인들의 소비를 잡는 것이 한국이 길게 잘 먹고 잘 사는 길이다. 예전에는 서방의 늑대와 함께 추는 춤이 대세였다면 2013년부터 한국은 이제 '용과 함께 춤춰야 하는 시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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