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할 때 발만 떼면 '多 있네'

머니위크 문혜원 기자 2013.01.1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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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유통 빅뱅' 드럭스토어/ 인기 상승 드럭스토어, 비결은?

접근 쉽고 제품 많고 가격 착해… 특히 '하이힐 소리' 끊이지 않아

서울 강남역에서도 가장 '핫'하다는 곳에 자리한 이마트의 드럭스토어 '분스' 매장. 지상1층과 지하1층 2개층으로 구성된 이곳은 지난해 6월 오픈한 이후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분스는 흡사 화장품 편집숍과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다양한 제품군을 자랑한다. 매장 입구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 에스티로더, SK2, 비오템 등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는 화장품이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 매장 벽면에는 약국화장품으로 불리는 아벤느, 유리아주 등이 채워져 있고 곳곳에 해외 각지에서 온 화장품과 국내 중저가브랜드의 화장품들이 빼곡히 진열돼 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드럭스토어'답게 다양한 의약품이 구비돼 있다. 가운을 입은 약사도 보인다. 이곳에는 건강보조식품과 의약조제 식품들이 함께 진열돼 있다. 한층 내려가자 작은 카페부터, 헤어숍, 에스테틱숍 등 여성들에게 어필할 만한 매장들이 입점해 있다.

이곳에서 만난 한 30대 초반의 여성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해외제품들이 많다"며 "프로모션이 많아서 그런지 다른 곳보다 더 많이 할인되는 것 같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여성은 "상품 구성이 다양해서 좋다"며 "이렇게 한곳에서 여러 가지를 취급하는 곳은 드물다"고 만족해 했다.



ⓒ 사진_류승희 기자ⓒ 사진_류승희 기자



국내 드럭스토어는 '드럭'(Drug: 약)이 오히려 뒷전인 곳이 많다. 대신 '여성, 젊음, 해외제품'이란 키워드로 매장을 설명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드럭스토어 중에는 의약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이 드물다. 분스 매장만이 약사가 상주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국내 매장들은 '드럭스토어'란 명칭을 한사코 거부한다. '헬스앤뷰티'(Health & Beauty) 전문매장이라는 것. 올리브영의 한 관계자는 "엄밀히 말해서 '드럭스토어'는 아니다. 내부에서는 드럭스토어라는 용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곳 역시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대신 건강과 미용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다양한 화장품과 건강보조제품들이 매장을 차지했다. 로드숍을 낼 수 없는 중소형 화장품브랜드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클리오를 비롯해 캐시캣, 메이블린 등은 드럭스토어로 덕을 본 케이스. 클리오의 한 관계자는 "고객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드럭스토어에 진출한 이후 매출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역세권을 중심으로 곳곳에 퍼져 있는 점도 드럭스토어의 인기요인이다. 왓슨스에서 만난 20대 여성은 "약속시간에 먼저 도착했을 때 자연스럽게 드럭스토어에 들른다"며 "지하철역을 포함해 곳곳에 드럭스토어가 있지만 갈 때마다 새로운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드럭스토어는 막대한 자금력과 함께 유통경험도 풍부하기 때문에 다양한 상품을 갖춘 점이 장점"이라며 "자체 매장을 가지지 못한 중소형브랜드도 영업망 확보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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