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건설·채권시장에 따르면 한라건설은 이달 13일 무보증 회사채 15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상환일이 일요일이어서 늦어도 11일까지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한라건설은 이를 내부 보유자금으로 갚을 방침이다.
지난해 9월 그룹 자체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웅진그룹 계열 극동건설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사태 이후 중견건설업체의 외부 자금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현실을 고려하면 한라건설은 대부분 자체 현금으로만 갚아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라건설은 지난해 12월 당시 보유중이던 만도의 주식 364만1691주 전량을 우리은행에 담보로 맡기고 3000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크레디트 라인'(Credit Line)을 확보했다. 필요에 따라 자금을 빌려 쓸 수 있는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한라건설은 지난해 말 계열사인 한라그린에너지에 190억원을 대여했다. 한라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에 공사비를 수금한 것과 금융회사로부터 차입금 한도가 남아 있어 앞으로 자체 현금보유액으로 채권을 상환해 나갈 계획"이라며 "계열사에 대한 자금 대여도 그만큼 아직 여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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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우려스럽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11월 기준 한라건설의 총 차입금은 1조4372억원, 부채비율 323%에 달해 금융시장 불안정에 따라 재무적 융통성이 약화될 수 있다"며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그룹 오너인 정몽원 회장이 계열사 지분을 한라건설에 무상증여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쓰고 있지만, 업황 불황에 따른 우발채무의 증가와 차입금 상환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 현실을 비춰보면 상반기에 험로를 걷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