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인 관광버스 전복 9명 사망..생존자 증언(종합)

머니투데이 하세린 국제경제부 인턴기자 2013.01.0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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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과 조사관들이 관광버스 전복 사고가 난 사고 현장에서 수사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더오리가니언) ▲ 경찰과 조사관들이 관광버스 전복 사고가 난 사고 현장에서 수사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더오리가니언)


"버스가 너무 빠른 속도로 달려 겁이 났다.(유 모씨) 일어나보니 버스가 완전히 찌그러져 있어 승객들이 모두 죽은 줄 알았다.(서 모군)"

승객 대부분이 한국인인 관광버스가 미국 오리건주의 한 고속도로에서 전복, 9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사고 생존자의 잇따른 증언이 사고 경위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생존자 유모(25)씨는 31일(현지시간) 더오리가니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포함한 여러 승객들이 운전사가 얼음길에서 너무 빨리 달린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눈이 많이 내리고 있었고 안개가 짙게 끼어있었다며 사고가 날 것을 염려한 한 승객이 여행 가이드에게 다른 길로 우회해서 갈 수는 없겠냐고 물어봤다고도 전했다.



졸고 있었던 일부 승객과 달리 사고 당시 완전히 깨어있었다는 유 모씨는 버스가 미끄러지면서 중앙분리대를 받고는 다시 중심을 잡지 못하다 가드레일 너머로 추락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생존자인 서 모군은 전복 당시 몸이 유리창 밖으로 튕겨져 나갔으며 자신보다 아래쪽에 멈춰선 버스가 완전히 찌그러져 있어, 승객들이 모두 죽은 줄로만 알았다며 당시에 느낀 공포감을 증언했다. 서 군은 이후 버스에서 생존자들이 하나 둘씩 나오는 것을 보고 잠시 안도했다.

오리건주 경찰은 이날 오후 3시에 기자 회견을 열어 사고 버스에는 총 49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 중 대부분이 한인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한국 영사관과 협조해 피해자들의 신원조회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아직 사망자들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 영사인 최영한씨는 외교관들이 계속해서 사건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서너 개의 관광업체들이 이번 여행을 기획했으며 버스를 소유한 캐나다의 미주 투어&트레블사와는 접촉이 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최 영사에 따르면 서너 명을 제외한 탑승객들이 캐나다와 미국 거주자들이며 이들은 9일 일정의 라스베이거스 관광여행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51명이 탑승했지만 이 중 5명이 라스베이거스에 계속 머무른 관계로 사고 당시 버스에는 46명이 탑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오리건주 경찰이 발표한 49명보다 3명이 적은 숫자다.

사건 수습은 여전히 어수선한 상태다. 친지 3명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부상자 대다수가 이송된 세인트안토니 병원에 도착한 에이미 케이시(22)는 그곳에서 고모를 찾을 수 없었다. 그는 해당 병원에 고모가 이송됐다는 정보에 이곳으로 달려왔지만 고모 대신 다른 사람을 발견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케이시는 부상 정도가 다른 탑승객들이 여러 병원으로 이송된 데다 미국 경찰이 한국인들의 생소한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어려움 때문에 신원파악이 '뒤죽박죽'인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관들이 탑승객들의 신분증이 아닌 여권만을 가지고 있고, 그나마 구조대원들이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여권을 빠뜨려 신원 조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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