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의에 모인 캅 회원들의 모습. 캅은 모두 남성들로만 이루어져있다. (ⓒ구글)
인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하리야나 지방의 캅(Khap)은 "어떤 법이든 오용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급하게 도입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캅의 지도자인 수베 싱은 "당국자들이 이번 성폭행 사건으로 인한 시위대들의 감정적 동요와 성폭행범에 대한 사형 요구에 휩쓸려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전의 지참금금지법과 사회소외계층에 대한 잔혹행위금지법의 경우에서도 보았듯, (사형과 같은) 극형을 동반하는 법은 오용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캅(khap)은 하리야나, 라자스탄, 우따르 쁘라데쉬 등 북서 인도지역의 지역별 정치 사회 공동체다. 인도에 사법체계가 없던 시절부터 수백 년간 내려온 마을 남자 어른들의 모임으로 '미니 재판부'의 성격도 가지고 있어 캅에서 결정하는 방침은 이 마을 구성원 전체의 삶을 지배했다.
캅은 전통문화를 중시하고 보수적 성향을 띠는 고연령자들의 모임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어버이연합회'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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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 유지에도 공헌한 측면이 있지만 캅은 시대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최근 계속되는 여성 비하적 발언으로 인도 사회에서도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성폭행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 여자 아이들의 결혼 연령(18세)을 낮출 필요가 있다"면서 그 이유로 "결혼을 하면 여자 아이들의 욕구를 남편이 만족시켜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