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H공사, 사업재조정으로 빚 절반 줄인다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3.01.01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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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강일·상계 등 도시개발사업 기간 1년 연장…"용도변경 등 사업성 강화방안 강구"

[단독]SH공사, 사업재조정으로 빚 절반 줄인다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도시개발사업지구내 미매각 용지의 용도를 바꿔 아파트나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을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업성이 낮아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용지의 사업성을 높여 원활한 매각을 진행, 2012년 12월말 기준 12조5000억원(잠정)에 달하는 SH공사 채무를 감축하기 위한 계획이다.



 1일 SH공사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은평구 은평지구, 구로구 천왕지구와 강동구 강일지구, 노원구 상계지구 등 4개 도시개발구역의 사업시행 완료시점을 당초 2012년 12월31일에서 2013년 12월31일로 1년 연장한다고 고시했다.

 이는 SH공사의 부채감축을 위한 사업재조정 일환으로, 도시개발사업 준공시기를 늦춘 대신 미분양 용지의 상품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용도변경 등의 사업계획 변경 시간을 벌기 위한 조치다.



 특히 현재 미분양된 용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사업성이 낮은 상업·근린·체육시설 용지를 아파트나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호텔 등으로 용도를 바꿔 사업성을 높이겠다는 게 SH공사의 복안이다.

 은평지구의 경우 현재 상업·단독·편익·근린생활 등 36개 미분양 용지에 대해 상업·편익용지 규제 완화와 용도변경 등을 검토하고 있다. 자족시설·체육시설 등 7개 용지가 남아있는 천왕지구와 단독주택·사회복지시설 등 5개 용지가 미분양인 강일지구는 공동주택 용지로의 변경을 추진 중이다.

 상계·장암지구도 현재 학교용지 등으로 묶여 있는 3개 용지에 대해 공동주택 또는 교육연구시설 등으로 용도변경을 검토 중이다. SH공사는 2013년 초 이같은 내용의 미분양용지 용도변경을 위한 용역을 발주하는 등 사업실시계획 변경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처럼 SH공사가 사업종료 시기를 늦춰가면서까지 미매각 용지 매각에 주력하는 이유는 2012년 12월말 기준으로 12조5000억원(잠정)에 달하는 채무를 2013년말까지 11조2730억원, 2014년 말까지 7조1047억원으로 줄여야 해서다. 앞서 SH공사가 은평뉴타운 미분양아파트 할인분양과 마곡·문정지구 실시계획 변경 통한 미분양 용지 재매각 등도 부채감축 노력의 일환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SH공사는 이러한 방식의 사업재조정을 통해 투자비 6조6438억원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 경기 침체 여파로 이같은 SH공사의 부채감축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는 게 건설업계의 지적이다.

 실제로 마곡지구의 경우 필지분할 이후 33개 용지 중 8곳이 팔리는 데 그쳤고 문정지구도 29개 미분양 용지 중 7곳만이 주인을 찾았을 뿐이다. 다만 문정지구의 경우 12월초 LG컨소시엄과 최초 입주계약을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일단 SH공사는 사업실시계획 변경이 이뤄지면 곧바로 용지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부채 감축을 위해 매각이 최우선이지만 경기여건을 감안, 매각시기는 다소 탄력적으로 조절하겠다는 입장이다.

 SH공사 관계자는 "현재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도시개발구역 미분양 용지의 경우 대부분 서울 외곽지역에 위치하다보니 수요자를 찾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수요자들의 필요에 맞게 용도변경을 비롯한 다양한 판촉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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