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산성 어찌 맞추려고.." 재벌도 발뺀 카페베네 통큰 베팅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원종태 기자 2012.12.2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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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휴게소 복합몰사업 따내..과다한 임대료부담에 투자자 수익은 또 어떻게?

카페베네가 한국도로공사에 제시한 중부고속도로 하남 만남의 광장 하이웨이파크 조감도. 카페베네가 한국도로공사에 제시한 중부고속도로 하남 만남의 광장 하이웨이파크 조감도.


카페베네가 또 한번의 승부수를 던졌다. 이번에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신개념 하이웨이파크를 개발·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커피 전문점 프랜차이즈로 시작한 카페베네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 드럭스토어(약품류 이외 헬스·뷰티·일용잡화 전문점) '디셈버24'를 운영하며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고속도로 하이웨이파크 사업까지 가세하면 카페베네는 이제 프랜차이즈업체라기보다 유통기업에 가까워지는 셈이다.

◇카페베네 재벌 밀치고 고속도로 휴게소 복합몰사업권 취득



카페베네는 중부고속도로 첫 번째 휴게소(하행선 기준)인 하남시 천현동 하남 만남의광장 8만㎡ 부지 위에 1만6000㎡ 규모의 복합 쇼핑몰을 짓겠다며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이 개발 사업권을 따냈다. 롯데백화점 같은 유통 강자를 제치고 획득한 사업권이다.

카페베네의 개발 청사진은 기존 만남의 광장을 뛰어넘는 신개념 하이웨이파크. 총 900억원을 투자해 하이웨이파크를 만든 뒤 이곳에 카페베네와 블랙스미스, 디셈버24 등을 총 집결시킬 예정이다. 이외에도 집객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커피 테마파크와 음식점, 편의점, 레포츠 스토어, 야외공연장, 휴식공원 등도 갖출 방침이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고속도로 위로 구름다리를 설치해 기존 하남 만남의 광장 상하행선 부지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며 "1일 교통량이 15만대에 육박하는 교통 요지로 고속도로 이용객 뿐 아니라 서울 수도권 고객들이 일부러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카페베네의 이번 기본 구상은 지상 4층 규모의 저밀도 개발이다.

카페베네 스타일의 하이웨이파크에 대해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남 만남의 광장 상하행선 주유소 2곳은 연간 매출이 1000억원으로 고속도로 휴게소 중 최고"라며 "카페베네가 이곳에 하이웨이파크를 지을 경우 이용객들이 더욱 늘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영동고속도로 덕평휴게소 등은 연 매출 400억원을 훌쩍 넘으며 하이웨이파크의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과다한 토지임대료..채산성 맞출 수 있을지 회의적 시각도


그러나 일부에서는 카페베네의 이번 사업이 총 자산 규모의 50%를 웃도는 큰 규모여서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2012년 9월말 기준 카페베네의 총 자산은 1717억원. 이중 자본금은 269억원이며, 누적 이익잉여금은 236억원이다. 900억원이 넘는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다소 리스크가 있다.

카페베네는 이미 지난달 말 335억원을 들여 사옥용 빌딩도 매입한 바 있다. 강남구 청담동에서 공사 중인 이 빌딩은 내년 2월 완공 예정이다. 카페베네는 총 인수금액 중 계약금 35억원만 납부했을 뿐 중도금 65억원은 2013년 3월27일에, 잔금 235억원은 2014년 3월27일에 분할 지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카페베네는 자금 유치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개발자금 일부는 외부 투자기관으로부터 유치하고, 자체적으로 증자도 진행할 것"이라며 "CFO가 따로 있기 때문에 자금사정은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사업권 입찰 과정에서 카페베네가 도로공사에 제시한 토지 임대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페베네는 하남 만남의 광장 토지 이용료로 도로공사에 총 40년간 연간 100억원이 넘는 임대료를 제시했다. 함께 입찰을 벌인 롯데백화점 같은 유통 강자도 놀란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카페베네가 이 수준의 임대료를 주기 위해서는 이를 뛰어넘는 수익을 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하남 만남의 광장 휴게소는 매출액에 사용료율을 곱한 금액으로 임대료를 냈는데 연간 28억원 정도였다"며 "대규모 개발을 통해 혁신적인 시설들을 입점시킨다고 해도 100억원이 넘는 수익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투자자 유치를 위해서도 임대료를 제외하고 연간 7∼8%이상 수익률을 제시해야 하는데 임대료가 높아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전문가들은 "카페베네의 하이웨이파크가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담보해주는 고속도로에 지어지기 때문에 고수익 사업인 것은 맞다"며 "이제 남은 관건은 카페베네가 어떻게 사업 리스크를 조율하며 높은 임대료를 뛰어넘는 수익성을 내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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