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中企, 불황에도 기회는 있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2.12.2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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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中企, 불황에도 기회는 있다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춥다. 업종마다 상황은 다를 수 있지만 경기 불황 여파로 국내 중소기업의 경우 올해 겨울나기가 녹록치 않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지 않아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기회는 있다. 오히려 불황을 맞아 인수합병(M&A)에 나서거나 정체된 성장세를 극복하기 위해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영업 다각화에 나서며 위기 극복에 나서는 길이다.



디스플레이 BLU(후면광원장치) 및 LCD 모듈(LCM) 생산업체 디아이디는 좋은 예다. 이 회사는 지난 2010년 매출액 5713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을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주요 거래처의 TV 및 노트북 사업 부진 등으로 인해 지난해 적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올해는 매출액 6000억원 이상에 흑자전환이 예상될 정도로 불황을 비교적 빠르게 극복했다.

관건은 태블릿PC였다. 이 회사 대표는 지난해 삼성으로부터 태블릿PC용 LCM 물량을 받기 위해 국내 본사에서 일본 TV 업체용 LCM 생산 라인을 과감하게 빼버렸다. 본사 공장을 싹 비운 뒤 태블릿PC용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당시만 해도 국내 태블릿PC 시장은 시작 단계였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이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장담할 수 없는 상태였다.



디아이디는 결국 10년 넘게 쌓아온 디스플레이 부품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삼성으로부터 태블릿PC용 LCM 물량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고 올해 전체 매출액의 절반 정도를 태블릿PC 부품으로 채웠다. 주요 거래처의 태블릿PC 판매량 증가가 이어지면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감한 결정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꾼 셈이다.

불황을 맞아 M&A를 시도하는 중소기업도 늘고 있다. 불황에는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매물로 나온다는 점을 적극 활용하는 셈이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 모바일리더는 최근 문자인식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인지소프트를 인수하며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이 외에 현금 보유 능력이 있는 여러 기업이 M&A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겨울은 춥지만 이 고비를 넘겨야 따뜻한 봄을 맞이할 수 있다. 불황에도 기회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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