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재건축 안한다"…'확정지분제' 부담](https://thumb.mt.co.kr/06/2012/12/2012121009565544815_2.jpg/dims/optimize/)
실제 이달 초 진행된 서울 고덕주공2단지와 경기 과천주공2단지 재건축의 시공사 선정 입찰이 건설사 불참으로 무산됐다. 일부 대형 건설사는 기존 수주한 재개발·재건축구역의 사업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한 뒤 2~3년 후에나 신규 수주를 검토중이어서 관련 사업장마다 당분간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3일에는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조합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를 받았지만 역시 참여업체가 없었다. 지난 7월 한 차례 무산된 데 이어 두 번째다.
이처럼 대형 재건축사업장의 시공사 선정이 잇따라 무산된 이유는 부동산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데다 건설사(시공사)가 조합원에게 개발에 따른 수익을 보장해주는 '확정지분제 방식'으로 입찰이 진행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고덕주공2단지 입찰 참여를 검토했던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확정지분제에 맞추려면 일반 분양가가 3.3㎡당 2300만원 이상이어야 하지만 현 시세는 1900만원대도 안된다"며 "리스크를 모두 떠안고 사업하기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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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주공2단지의 경우 정부청사의 세종시 이전으로 지역 일대 아파트값 하락세가 가속화된 데다 확정지분제를 적용하면서 건설사들의 관심이 줄어들었다.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상반기 시공사를 선정한 과천주공6단지가 확정지분제로 추진하는 바람에 다른 조합도 비슷한 조건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구조적 모순이 있다"며 "조합이 비메이저 건설사를 꺼리는 등 까다로운 조건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처럼 재건축 수주전이 인기를 끌지 못하는 원인은 각 건설사의 내부 사정과 무관치 않다. 경기침체로 주택사업 비중을 낮추고 기존 수주한 재개발·재건축사업마저 처리하기 벅찬 상황에서 리스크 높은 확정지분제 사업을 수주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
이런 이유로 이미 상당수 대형 건설사가 재개발·재건축 수주를 잠정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수주가 가능한 사업장은 서울 강남 요지면서도 도급제 방식의 사업 등으로 한정하는 분위기다. 실제 도급제 방식으로 추진하는 서초우성3단지의 경우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규모가 크지 않은 강남 중층아파트들이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서 시공사 선정이 본격화되고 있어 이들 구역을 공략할 계획"이라며 "이들을 제외하곤 2~3년 내 신규수주는 사실상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