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동창생 "중·고교 수석졸업 박근혜는…"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2.12.0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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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를 만나다-2]성심여중·고 동창 박봉선씨

박근혜 후보 동창생 박봉숙씨.(사진=박근혜 후보 찬조연설 영상)박근혜 후보 동창생 박봉숙씨.(사진=박근혜 후보 찬조연설 영상)


고등학생 박근혜는 분명 남달랐다. '대통령의 딸'로 주위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고 늘 '경호원 아저씨'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평범했다. 함께 사춘기를 보냈던 동창들은 "말수는 적지만, 한 번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으면 끝이 없었다"며 10대 소녀들만의 수다를 추억했다.

성심여고 8회 졸업생으로 '소녀 박근혜'와 함께 학창시절을 보낸 박봉선씨(60)는 "다행히도 나와 다르지 않았던 친구"로 기억했다. 이제는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로 앞으로 5년 한국을 이끌겠다는 '출사표'를 던졌지만, 박씨에게는 여전히 "백합반 근혜"가 더 익숙하다.



성심여중·고는 서울 용산에 있다. 당시 박 후보는 청와대에서 전차를 타고 통학했다. 박씨는 "박 후보는 경호원 아저씨를 전차 뒤 칸에 계시라 하고, 전차 안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관심을 보였다"며 "무거운 짐을 든 노인을 거들고, 아이들을 예뻐하며 어쩔 줄 모르는 평범한 소녀였다"고 전했다.

성적은 우수했다. 박 후보는 중·고교를 수석 졸업했다.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도 높았다. 학생들이 직접 투표하는 반장을 매년 도맡아 했다. 동창들은 "근혜는 음악 시간엔 피아노를 연주하고 체육 시간에는 배구 등 스포츠를 즐겼다"며 "친구들 사이에선 '뭐든 열심히 하는 친구'로 통했다"고 전한다.



'사춘기' 답지 않은 검소함도 동창들의 공통된 평가다. 박 후보 주변에서는 "어머니 고(故) 육영수 여사의 근검절약을 물려받은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씨는 "멋도 내고 싶을 나이에 수수한 차림의 박 후보를 보면 가끔 딱하단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의 10대 시절. (사진=박근혜 미니홈피)박근혜 후보의 10대 시절. (사진=박근혜 미니홈피)
박 후보 스스로도 10대를 가장 그리운 시절로 꼽는다. 당시는 아버지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어머니 육 여사가 서거하기 전, 가족이 함께 모여 살았던 마지막 시기였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10대 시절 사진을 올리며 "사진을 정리해 나가면서 항상 머무는 시절이 있다면 그것은 그리운 학창시절. 그 시절은 사랑하는 분들이 옆에서 나를 지켜 봐주시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눴는데···"라고 회상했다. 사진 속 박 후보는 밀짚모자를 쓰고 교복을 입은 평범한 10대 소녀의 모습이다.


중·고교 동창들은 지금도 박 후보의 위로하는 '서포터'들이다. 박 후보는 정치일정 때문에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쓰지만, 올해 초까지만 해도 꾸준히 동창들을 만나며 '정치인 박근혜'가 아닌 '인간 박근혜'의 시간을 즐겼다. 유력 대선후보라는 세간의 시선이 무색하게도, 동창들은 여전히 박 후보를 "근혜야"로 부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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