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월 80만원짜리 오피스텔에 살까?"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2012.11.28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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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관계자 말만 믿고 투자했다간 낭패볼 수도…

 최근 오피스텔 분양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수익형 부동산시장으로 몰려들고 있어서다. 1~2인 가구가 급속히 늘어나는 것도 한 몫 한다.

 이에 따라 오피스텔은 2010년부터 서울 강남권과 신도시를 중심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이면서 부동산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분양 관계자들의 말만 믿고 섣불리 투자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 26일 경기 성남 오리역 인근 'S오피스텔' 분양사무소. 내년 4월 개통할 예정인 용인경전철 '운동장·송담대역' 인근 중심상업지역에 지하 3층~지상 15층 총 318실 규모로 건설되는 소형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이다.

 공급주체는 인터넷 등을 통해 역세권임에도 1억원 이하의 저렴한 분양가(8800만원대)와 용인대, 명지대, 송담대가 인접한 대학 밀집지역임을 강조하면서 안정적 임대사업뿐 아니라 시세차익도 노릴 수 있는 효자상품임을 내세우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오피스텔이 들어설) 이 지역은 최근 10년간 개발이 되지 않았던 지역이어서 인근 대학생들이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다"며 "오피스텔을 사두면 대학생들을 상대로 월 임대료 70만~80만원씩 받을 수 있다"고 투자를 권유했다. 이어 그는 "지금 빨리 사두지 않으면 나중에 프리미엄이 붙어 더 높은 가격에 구매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근 부동산 중개업계 관계자들은 광고나 수익률에 현혹돼 투자했다간 나중에 임대가 안돼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용인 마평동 인근 L공인 관계자는 "대학생들이 무슨 돈이 있어 70만원씩 월세를 내며 살겠냐"며 "이 지역 대학생들은 대부분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인근에 저렴한 하숙집을 구해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근 분양에 나선 서울 강남보금자리지구내 '2차 P오피스텔' 역시 저렴한 분양가와 높은 임대수익, 좋은 입지조건 등을 강조하고 있다. 분양가가 3.3㎡당 1100만원으로, 강남권에 위치한 오피스텔과 비교해 30~50% 이상 저렴하다는 게 해당 업체의 주장이다.


 분양 관계자는 "인근에 KTX(고속철도) 수서역이 확정돼 앞으로 백화점, 호텔, 쇼핑몰 등이 들어서면 직원들은 오피스텔을 구해야 한다"며 "분양가의 40%인 6000만원 정도만 투자해 매달 70만원씩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연 6.5~7.5% 정도의 수익률은 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주변 지역에 비해 임대료를 싸게 받을 수 있어 공실률이 거의 없음을 장점으로 들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위 '잘 나가는' 인기지역에서도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라는 것이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P오피스텔의 경우 기존에 형성돼 있는 지역이 아니어서 위험부담이 따른다"며 "수서역 개발도 역사만 확정됐을 뿐 역세권 개발까지 이어질지, 이용 수요가 많을 지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오피스텔 공급이 집중된 지역에선 낮은 계약률과 급매물이 나오는 등 고전하고 있어 철저한 시장조사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오피스텔 공급이 과잉돼 내년에는 투자 전망이 좋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의 '최근 오피스텔 시장 동향·수요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에는 공급 과잉인 반면 수요는 많지 않아 오피스텔 임대수익률과 매매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까지 준공 예정인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은 14만가구(실)에 달하는데 비해 같은 기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20~30대 1~2인가구는 6만5000가구에 그친다는 게 이 연구소의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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