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등록일까지 불과 10일…安, 협상중단 카드 왜 꺼냈나?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12.11.1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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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론' 불거진 지지층 동요 수습과 기싸움 의견···향후 지지율 변화는 '글쎄'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이 잠정중단된 것과 관련해 취재진과 만나 "깊은 실망을 느꼈다"는 입장을 밝히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제공, 한재호 기자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이 잠정중단된 것과 관련해 취재진과 만나 "깊은 실망을 느꼈다"는 입장을 밝히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제공, 한재호 기자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그 어느 때보다 강경하다. 짓궂은 기자들의 질문에도 미소로 가볍게 넘겼던 그가 단일화 방식 협의 중단 이틀째를 맞은 15일, 굳은 얼굴로 카메라 앞에 섰다.

안 후보는 서울 공평동 선거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과정보다 결과에만 연연하고 이것을 경쟁으로 생각한다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후보에 대한 깊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문 후보가 두 차례나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의사를 밝혔지만 안 후보는 단호히 거절했다고 한다.



이 같은 강경대응에 대해 일각에서는 여론조사 지지율이 하락세인 안 후보가 지지율 반등을 모색하려는 시도로 분석했다. 아울러 단일화 방법으로 안 후보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국민경선' 방식 도입을 배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정치상황에 밝은 전문가들은 다른 분석을 내놨다. 단일화 과정에서 이견으로 인한 갈등은 있을 수 있는 일이며, 그것보다는 오히려 이른바 '양보론'으로 불거진 지지층 동요를 수습하고, 단일화 협상에서 우세를 차지하려는 기싸움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처음부터 사과를 요구한 게 아니었을 것"이라며 "몇 사람 문책하고 사과하는 걸 요구하려 했다면 너무 과잉대응 한 것이고 판을 너무 크게 키웠다"고 말했다. 그는 "더 근본적인 문제제기로 봐야 한다"며 "시간끌기라는 의견은 안 후보 측을 너무 얕게 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도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가 논의됐던 2002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협상을 하다보면 잡음이 생길 수 있다"면서 "안 후보 측이 단일화 방식 협의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고 기 싸움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 후보가 결국 양보할 것이라는 이른바 '양보론'을 문 후보 측이 흘린 게 반발을 불렀다. 다른 것들은 곁가지"라며 "지지층에게 절대 대선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양보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단일화방식 협의 중단으로 인한 향후 지지율 추이에 관해서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엇갈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결과적으로 올라갈 것이다. 선거에서는 피해자 이미지를 갖는 사람이 유리하다"며 "단일화가 안되고 다자구도가 돼도 지금은 야권후보 지지율이 갈리지만 막상 선거를 치르면 지지층의 표가 한 쪽으로 쏠린다. 그러면 지지층 확장성이 높은 사람이 제일 유리하고 그게 안 후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사태가 장기화 되면 서로에게 좋을 게 없다. 두 사람 중에서도 장기화 되면 조직이 없는 안 후보에게 더욱 불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소장은 현재로선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누구에게 득이 될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지금 이 국면을 누가 더 멋있게 리더십을 발휘해 수습하느냐를 봐야 한다"며 "당장은 판을 이렇게 흔들어 놓은 안 후보가 불리한 것처럼 보여도 장기적으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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