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대박세일 은평뉴타운, 하루 20건씩…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12.11.1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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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해소방안 발표 이후]알파로스 지연 등 편익시설·교통대책 미흡

편집자주 서울 은평뉴타운이 2억2500만원대 분양가 인하와 조건부전세의 위약금 삭제 등을 담은 서울시와 SH공사의 '미분양 해소방안' 발표 이후 활기를 찾고 있다. 이 지역 미분양아파트를 보려는 수요자들의 현장방문과 전화문의가 크게 늘고 일부는 가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다만 교통대책과 상업시설 부족 등은 서울시의 활성화 의지가 적극적이지 않아 미완의 대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은평뉴타운 미분양 해법 모색에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6일 이종수 SH공사 사장(첫번째) 등과 서울 은평구 진관동 은평뉴타운 인근 창릉천의 군 진지를 현장 답사하며 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박 시장은 18조원이 넘는 부채감축을 위해 은평뉴타운 미분양아파트에 임시 시장실을 운영하는 등 해결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오대일 기자<br>
↑은평뉴타운 미분양 해법 모색에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6일 이종수 SH공사 사장(첫번째) 등과 서울 은평구 진관동 은평뉴타운 인근 창릉천의 군 진지를 현장 답사하며 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박 시장은 18조원이 넘는 부채감축을 위해 은평뉴타운 미분양아파트에 임시 시장실을 운영하는 등 해결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오대일 기자


 ◇"시 방침 정해질 때까지 보자"…가계약 늘어
 14일 SH공사에 따르면 현재 은평뉴타운 내 미분양아파트는 전체 9074가구 가운데 618가구로 6.8%다. 분양가 기준으로는 5243억원. 주택형별로는 △101㎡ 3가구 △134㎡ 188가구 △166㎡ 427가구 등이다. 166㎡는 전체 848가구 중 절반이 미분양이다. 그동안 1억2153만원을 할인해주고 주변 시세의 80%에 조건부전세를 제공해왔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시의 미분양 해소대책 이후 분위기가 반전됐다. 매일 100~200통의 문의전화가 오고 현장을 찾는 수요자도 늘고 있다. 분양대행사 사무실에 걸려오는 전화문의는 매입관련뿐 아니라 조건부전세에 관한 사항이 상당수에 달한다.



 조건부전세의 경우 전세기간 만료 후 반드시 매입하지 않아도 되는 데다 4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수요자들의 관심도 높다는 게 대행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셋값도 134㎡가 2억5000만원대, 166㎡가 2억7000만원대로 인근 시세보다 저렴하다.

 지난 12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미분양아파트와 용지를 팔겠다며 현장 시장실로 이용하던 은평뉴타운 2지구 2단지 우물골마을을 찾은 한 노부부는 아파트를 매입할지, 전세로 살지를 놓고 고민중이라고 설명했다. 부인 김명자씨(62)는 "시 발표대로라면 가격할인 효과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관심을 나타냈다.



 가계약도 늘고 있다. 하루에 20건 내외 가계약이 이뤄진다는 게 분양대행사 측의 설명이다. 분양대행사인 도시애 김동규 이사는 "은평구 주민들은 물론 강남, 목동, 성동 등에서 문의와 방문이 늘고 있다"며 "시 방침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동·호수 지정이 가능하도록 가계약부터 받고 있다"고 말했다. SH공사 관계자는 "조만간 바뀐 분양조건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억 대박세일 은평뉴타운, 하루 20건씩…
 ◇편의시설·교통대책은 아직 '미흡'
 반면 은평뉴타운 활성화는 주민편의시설 부족, 교통난 등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지적이다. 은평뉴타운은 단지내상가를 제외한 시장이나 대형마트가 없어 일산이나 서울 도심으로 원정쇼핑을 다녀야 한다. 거리 곳곳에 '대형백화점 유치하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을 정도다.

 주민편의시설 부족은 중심상업용지에 들어서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개발사업인 '알파로스' 개발 지연이 결정적이다. 호텔, 대형마트, 멀티플렉스, 오피스, 메디컬센터 등이 들어서는 알파로스는 사업자가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사업계획 변경을 요구하지만 시가 거부하고 있다.

 박 시장은 "알파로스가 사업성을 요구하면서 공공성을 상실했다"며 "계속 착공이 지연되면 다른 상업용지에 대형마트를 유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유통시설 유치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알파로스 때문에 수요 중복을 우려한 유통사업자들이 백화점이나 마트를 개발할 가능성이 낮아서다. 한 부동산개발 전문가는 "알파로스가 예정된 상황에서 유통업계가 땅을 사기는 어렵다"며 "인근 상업·업무용지가 팔리지 않는 이유도 알파로스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교통대책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 박 시장은 471번 구파발역 경유, 회원제 정기권 버스 운행, 7723번 배차시간 단축, 지하철 3호선 배차간격 단축, 지하철 연장방안 검토 등 대중교통 중심의 대책을 제시했다. 신규 도로인 은평새길의 경우 고양 원흥·삼송지구에 3만가구가 입주하면 교통난이 가중되고 종점인 종로구의 반대가 심하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지하철 연장방안이 확정되려면 10년 이상 걸리는 상황에서 신규 도로개설 없이 교통난을 분산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민자사업자는 "신규도로가 없다면 상습교통정체 구간으로 악명높은 통일로 정체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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