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재건축해달라고 했나? 괜히 들쑤셔놓고…"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12.11.09 06:11
글자크기

[실태조사후 첫 주민설명회 연 성북구 정릉동 재건축구역 가보니]

↑지난 7일 실태조사 결과를 갖고 주민설명회가 열린 정릉3동 주민센터 현장. @이재윤기자↑지난 7일 실태조사 결과를 갖고 주민설명회가 열린 정릉3동 주민센터 현장. @이재윤기자


 "누구 마음대로 재건축구역으로 지정해놓고 이제 와서 마음대로 해제하겠다는 거야. 잘 살고 있는데 괜히 들쑤셔놓기만 하면 어떻게 하라는 거야."

 서울시가 뉴타운·재개발 출구전략 실태조사를 마치고 지난 7일 저녁 정릉3동 주민센터 2층 강당에서 개최한 '성북구 정릉동 716-8 재건축구역'(이하 정릉동 재건축구역) 설명회에서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시가 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직접 사업 진퇴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자리였지만 관심을 갖는 주민도, 적고 나오는 의견도 시의 결정에 대한 성토가 대부분이었다.

 이날 저녁 7시10분부터 열린 설명회에는 10여명의 주민만 참여했다. 참여자들은 모두 사업 추진을 원하지 않았다. 이 구역은 사업면적이 2만4870㎡에 달하지만 토지 등 소유자가 88명밖에 되지 않는 단독주택지역이다. 설명회에 나온 대부분 주민이 60~70대였고 이들은 330~660㎡ 규모 단독주택을 소유한 '토박이'였다.



 이곳에서 10년 넘게 살고 있다는 전모씨는 "이런 설명회를 왜 하는지 모르겠고 재건축구역도 시가 마음대로 정해놨다"며 "이제 와서 해제하려면 투표하고 행정절차가 필요하다고 하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정릉동 재건축구역은 추진위원회나 조합 등 추진주체가 없어 시가 '뉴타운 출구전략' 차원에서 우선 실태조사 실시구역으로 정하고 지난달 25일 결과를 발표한 곳이다.

 특히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실태조사관의 설명에 주민들의 표정도 더욱 어두워졌다. 실태조사 용역업체 대표는 이곳이 자연경관지구로 묶여 있어 지상 4층까지만 건축물을 지을 수밖에 없어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사업 완료 후 얻는 수익률을 나타내는 비례율도 44.25%로 매우 낮은 편이라고 밝혔다. 공사비가 줄고 분양가를 올려도 최대 수익률은 68.89%에 그친다고 덧붙였다. 설명회가 끝난 뒤 70대 강모씨는 "돈도 안되고 주민들도 원하지 않는 곳을 재건축구역으로 지정해놓고 왜 불안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북구청은 주민의견을 취합하더라도 주민들이 직접 투표해야 하기 때문에 해제 여부를 확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남식 성북구청 재건축팀장은 "이달 14일 주민설명회를 한차례 더 열고 다음달 투표를 거쳐 해제절차를 밟을 계획"이라며 "주민들의 30%가 반대를 해야 해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