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경찰 집 털다… 곧바로 DNA 검출 '덜미'

머니투데이 이슈팀 김희영 기자 2012.11.0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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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수 마셔 DNA 남겨, 동종 전과자 구속

베란다 난간을 타고 올라가 경찰관 부부의 집을 턴 용감한 강도가 경찰에 붙잡혔다.

6일 강원강릉경찰서는 아파트에 침입해 금품을 훔친 혐의(특가법상 상습절도)로 이 모(33)씨를 구속했다.

이 씨는 지난 2월23일 오전 1시30분쯤 강릉시 홍제동의 한 아파트 베란다 난간을 타고 7층까지 올라가 창문이 열려있던 A(33·여)씨의 집에 침입, 23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쓸어 담았다.



장갑을 착용하고 범행을 저지르던 이 씨는 냉장고에 들어있던 음료수를 마시기 위해 장갑을 벗었고, 이것이 결정적 증거가 됐다.

A씨는 강릉경찰서 소속 여형사이고 남편은 강원청 광역수사대에서 일하는 경찰관이다. 사건 당시 부부는 야간 근무와 출장 때문에 집을 비운 상태였다.



일을 마치고 귀가한 A씨 부부는 도난 사실을 확인하고 낮에는 없었던 빈 음료수병을 완벽하게 보관했다. 현장으로 출동한 감식반과 경찰들은 음료수병에 찍힌 DNA를 분석해 대검찰청에 의뢰, 동종 전과자인 이 씨의 신원을 파악했다.

부모님 농사일을 도와 생계를 이어가던 이 씨는 이전에도 절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해 10월 출소했다. 경찰관 부부의 집을 턴 이후 지난 9월까지 3차례에 걸쳐 빈집을 골라가며 추가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경찰이라 일반 사람들이었다면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을 빈 음료수병 등의 증거를 잘 보관했다"며 "상황판단이 빨랐다"고 말했다.


이 씨는 경찰에서 "부부 경찰관의 집인 줄 꿈에도 몰랐다"며 후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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