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단일화 카드 받아쥔 속내는?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12.11.0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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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측 "두 후보 만남, 국민이 원하는 바"···'단일화 압박·지지율 하락 부담' 의견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왼쪽)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사진=뉴스1제공, 박정호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왼쪽)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사진=뉴스1제공, 박정호 기자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5일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대선 후보가 줄기차게 제시해 온 후보 간 회동 카드를 받아 들었다. 본격적인 단일화 논의가 후보 간 회동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그 동안 신중한 자세로 임해온 안 후보의 입장 변화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광주 전남대학교에서 진행된 강연을 통해 "문 후보와 제가 먼저 만나서 서로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자. (그 다음에) 정치혁신에 대해 합의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곧바로 안 후보 캠프는 조광희 안 후보 비서실장이 노영민 문 후보 비서실장에게 제안해 6일 전격적으로 단일화 관련 첫 회동이 진행될 것임을 알려왔다.

안 후보와 캠프의 신속한 움직임은 후보 간 단일화 논의 테이블에 앉기로 결정한 만큼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전날 중앙·수도권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문 후보가 "단일화를 하겠다는 원칙만이라도 합의하자"는 의견을 낸 것에 대한 대답으로도 해석된다.



유민영 안 후보 캠프 공동대변인도 안 후보의 전남대 강연 직후 전격적인 회동 결정 이유에 대해 "정치혁신과 쇄신이 활성화 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두 분이 만나 합의하는 것을 국민이 원하는 것으로 (안 후보가) 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잇따르는 범야권과 유권자들의 단일화 요구와 대학 강연을 통한 정치개혁안에 대한 비판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날도 야권에서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조국 교수 등이 참여한 '정치개혁과 후보단일화를 통한 정권교체를 원하는 교수모임'이 서울 중구 정동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문 후보와 안 후보가 시대정신을 외면하고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취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뿐만 아니라 일반 유권자들의 정책 제안과 의견을 듣는 안 후보 캠프 내 민원실에도 최근 들어 단일화를 요구하는 전화가 많아지고 있어 캠프 내부에서도 이 같은 흐름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여론조사 지지율 하락세, 특히 야권지지층이 결집된 호남에서의 지지율 감소도 안 후보의 '광주제안'을 이끌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호남지역은 지난 달 초까지만 해도 안 후보의 지지율이 문 후보보다 10%p정도 앞섰지만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 되면서 최근 접전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야권 관계자는 "호남에서의 단일화 열망을 안 후보도 직접 방문하고 느꼈을 것"이라며 "정치권 분위기 상 문 후보가 직접 단일화까지 요청한 이후에도 관련해서 같은 말만 반복했으면 국민들이 크게 실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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