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막판 지지율 역전…"호재가 악재될 수도"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2.11.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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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D-1, 10월 고용지표·샌디 등 변수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6일(현지시간) 실시된다. 최신 여론 조사 결과로는 초박빙의 접전 속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밋 롬니 공화당 후보에 우세를 지키고 있다.

주요 여론조사업체의 최신 자료를 취합해 평균치를 내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3일 현재 오바마(47.4%)는 전체 득표수에서 롬니(47.3%)를 오차범위인 0.1%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아울러 그는 선거인단 수에서 290대 248로 롬니를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 대선에서는 총득표수와 상관없이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한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미 유권자들이 6일 던지는 표는 해당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을 누구에게 몰아줄지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미 동부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 여파로 한동안 휴전을 벌였던 오바마와 롬니가 지난 주말 주요 경합주(스윙스테이트)에서 총력전을 펼친 이유다.



오바마는 오하이오 아이오와 버지니아 뉴햄프셔 플로리다 콜로라도주에, 롬니는 아이오와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주에 각각 승부수를 던졌다.

▲버락 오바마(파랑)-밋 롬니 총득표율 예상치(단위: %)<br>
▲버락 오바마(파랑)-밋 롬니 총득표율 예상치(단위: %)


◇오바마, 막판 호재…2주만에 지지율 역전
지난달 미 대선후보 1차 TV토론에서 승기를 잡은 롬니는 이른바 '빅 모'(Big Momentum)를 일으키며 오바마를 압박했다. 하지만 오바마가 2·3차 토론에서 판세를 뒤집자 롬니의 '빅 모'는 힘을 잃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오바마는 2주만에 전체 지지율 조사에서 롬니를 앞섰고, 미 대선의 키를 쥐고 있는 주요 경합주에서는 롬니에 압도적인 우세를 점하고 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3일 오바마가 대선 결과를 결정지을 경합주에서 '미니 모'(Mini Mo)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RCP에 따르면 버지니아 플로리다 오하이오 콜로라도 뉴햄프셔 네바다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미네소타 노스캐롤라이나 등 12개 경합주 가운데 롬니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곳은 버지니아와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등 3개주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 롬니의 지지율이 천장을 쳤는지, 아니면 오바마가 결국 자리에서 물러날 위기에 처했는지가 이 시점에서 가장 결정적인 질문거리라고 지적했다.

선거 막판 분위기는 일단 오바마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주 미 동부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는 재난에 맞선 오바마의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공화당 소속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오바마의 재난 대처에 찬사를 보낸 것이나 무소속인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오바마 지지를 선언한 것은 덤이었다.

지난 2일 발표된 10월 고용지표도 나쁘지 않았다. 지난달 비농업부문에서 새로 생긴 일자리는 17만1000개로 시장 전망치 12만5000개를 크게 웃돌았다. 실업률은 예상대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오른 7.9%를 기록했다.

그러나 막판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NYT는 오바마와 롬니가 대선 전 마지막 주말 유세의 목적지로 삼은 경합주에서는 두 후보에게 희망과 공포가 엇갈리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호재가 악재로?…막판 변수는
미 경제전문채널 CNBC는 오바마 진영에서 호재로 여기고 있는 10월 고용지표도 대선 판세를 뒤바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오바마 진영에서는 지난달 고용지표를 근거로 신규 취업자 수가 8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며, 이는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신호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롬니 진영에서는 실업률이 7.9%로 올랐다는 사실을 부각시키고 있다. 롬니는 "오바마가 취임했을 때보다 실업률이 올랐다"며 "그는 약속했던 일자리 가운데 900만개를 채우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CNBC는 부동층이 지난달 고용지표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이번 대선 판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샌디도 이번 선거의 '와일드카드'가 될 수 있다. 샌디 피해로 투표율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뉴저지의 크리스티 주지사는 샌디 여파로 일부 투표소의 전기 공급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NBC방송에 따르면 마이클 도널드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샌디가 동부 연안 민주당 텃밭의 투표율을 떨어뜨려 오바마의 총득표수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로드아일랜드 등지의 투표자수가 약 15% 줄어 오바마의 득표수가 34만표 가량 줄 것으로 내다봤다.

도널드 교수는 오바마의 총득표수가 줄더라도 선거인단수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오바마가 총득표수에서 밀리고 재선에 성공하면 정정불안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맞붙은 지난 2000년 대선에서도 부시는 총득표수에서 고어에 54만표나 밀렸지만, 선거인단수에서 앞서 백악관을 차지했다. 재검표 공방 끝에 플로리다주에서 승리한 덕분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부시가 정권을 훔쳐갔다고 비난했다.

이밖에 복음주의 기독교도들의 움직임도 미 대선 향방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랄프 리드 센트리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CEO)는 "4년 전 대선에는 1700만명의 복음주의 기독교도들이 투표장에 가지 않았다"며 "이들이 나타나면 롬니가 압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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